▲ 비엘스코비아와 스타디움에서, 호텔에서 두 번 재회한 이형신 씨

▲ 드디어 결승전이 열리는 우치에 도착했다 우리도.

[스포티비뉴스=폴란드(우치), 이종현 기자 / 임창만 영상 기자] '역대급' 경기를 치르며 U-20 선수들의 경험치가 쌓여간다. 기자도 그렇다. 

조별리그 첫경기가 열린 비엘스코비아와, 16강 한일전이 열린 루블린을 떠나며 이곳에 다시 올 줄 몰랐다. 대표 팀이 역사를 만들어가며 8강 비엘스코비아와, 4강이 열리는 루블린을 다시 밟았다. 아니 역사를 경험했다고 해야 하나. 

세네갈전은 주말에 열렸다. 경기 전부터 한국 팬으로 북적이는 상황은 이번 대회 들어 처음이었다. 여러 한국인을 만났다. 비엘스코비아와 지역으로 파견 나와 근무하는 한국인들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이국에서 가질 외로움 마음을 달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사실 이렇게 많은 팬들이 올 수도 있겠다는 사실은 기자단이 묵은 호텔 로비에서부터 짐작 할 수 있었다. 비엘스코비아와 근처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이형신 씨는 "오늘 우리 공장 사람들이 다 올거다"며 흥에 겨워 말했기 때문이다. 그의 말이 끝나기무섭게 가족 단위의 한국인들이 호텔에 차례차례 도착했다.


비엘스코비아와 스타디움에서 세네갈전 120분은 황홀한 경험이었다. 폴란드 현지로 해외출장 온 기자의 '한화 야구 팬' 친구는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기자는 '나도 이런 경기 본 적 없다. 역대급 경기를 봤다'고 화답했다.  

축구 담당 기자를 하면서 이런 경기를 다시 '직관'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어려울 것 같다. 동시에 '내가 말이야 그 현장에 있었어'리고 안주거리 삼을 수도 있게 됐다. 세네갈전은 영화라고 해도 '너무 인위적'이라고 비판받을 상황의 연속이었다. 

예상치 못한 오랜 일정과 누적된 피로, 장거리 이동 시간에 지친 기자는 솔직히 빨리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 했다. 그런 마음이 들었는데, 세네갈전 이후 믹스트존에서 '말도 안 되는 경기를 했다'며 고개를 가웃거리던 수비수 이지솔을 보니 더더욱 그런 마음을 갖은 자신이 부끄러졌다. 그리고 이지솔에게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는 마음을 가진 적이 있다. 미안하다'고 고백했고 이지솔도 웃으며 용서(?)해줬다.

부랴부랴 기사 마감을 하고, 자정이 돼 호텔 숙소로 돌아오자 이미 얼간하게 취해 있던 이형신 씨 일행은 박수를 보냈다. 마치 세네갈전을 뛴 태극전사에게 보내는 메시지처럼. 기자에게 맥주를 쥐어준 일행은 "4강도 보고 싶은데 우리는 주중에 쉴 수 없고 연차도 없어서…기자님이 우리 얘들 결승까지 잘 부탁합니다"고 했는데 어쩌다 보니 그 약속을 지키게 됐다. 한국이 4강에서 에콰도르까지 잡고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처음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첫 결승에 올랐으니 말이다.  

"우리는 정복자다"라는 오세훈의 말처럼, "7경기를 뛰고 가고 싶었다"는 정정용 U-20 감독의 바람처럼 폴란드 U-20 월드컵의 정복자가 되기 위해 대표 팀은 결승전이 열리는 우치에 도착했다. 기자도 선수들도 후회 없는 마지막 일정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폴란드(우치), 이종현 기자 / 임창만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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