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류현진.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류현진은 극한의 온도를 못 느끼는 사람인 게 분명하다."

LA 다저스 동료 로스 스트리플링은 스팀룸을 사용하는 류현진을 본 뒤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다저스는 최다 6명이 사용할 수 있는 스팀룸을 갖추고 있는데, 보통 선수들은 약 43도(화씨 110도)에 맞춰 두고 10분 정도 앉아 대화를 나눈다. 류현진은 동료들과 달리 약 52도(화씩 125도)에 맞춰 30분 정도 다리를 꼬고 조용히 앉아 있는 걸 즐긴다.     

온탕과 냉탕을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다저스 선수들은 보통 온탕은 약 38도(화씨 100도) 냉탕은 약 10도(화씨 50도)에 맞춰 사용하는데, 류현진은 온탕은 3도 정도 더 뜨겁게, 냉탕은 3도 정도 더 차갑게 이용한다. 

스트리플링은 극한의 온도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소개한 TV 프로그램을 봤다며 "류현진이 그중에 한 명일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류현진은 "동료들이 얼마나 뜨겁고 차가운지 이야기하긴 하지만, 그렇게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14일(한국 시간) '류현진의 훈련 루틴이 시즌 성적보다 더 믿기 힘들다'고 소개했다.  

매체는 '류현진은 올 시즌 평균자책점 1.36으로 메이저리그 투수 전체 1위다. 정확한 제구와 다양한 구종으로 타자들이 고개를 저으며 더그아웃으로 돌아가게 만든다. 5개의 구종을 4개의 사분면에 고르게 던지니 타자는 20가지 경우의 수를 준비해야 한다. 더 믿기 힘든 건 시속 90마일 직구로 지금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시즌 성적보다 더 이해하기 힘든 게 류현진의 훈련 루틴이라고 강조했다. 매체는 '류현진은 등판과 등판 사이에 불펜 투구를 하지 않는다. 무거운 기구를 드는 웨이트트레이닝도 하지 않는다. 캐치볼도 전력으로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동료들과 다른 스팀룸 사용법도 이해하기 힘든 루틴 가운데 하나라고 알렸다.

워커 뷸러는 그런 류현진을 지켜보며 "류현진이 하는 대로 따라하면 나는 분명 다칠 것"이라고 농담을 던지곤 한다.

매체는 '류현진의 루틴이 이해가 가지 않아도 성적을 보면 농담으로라도 따라하고 싶을 것'이라고 했다. 류현진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 3.7로 내셔널리그 투수 가운데 1위다. 야수까지 통틀면  코디 벨린저(다저스)와 크리스티안 옐리치(밀워키)에 이어 3위다. 다른 세부 지표도 내셔널리그 또는 양대 리그를 통틀어 최상위권이다. 

류현진은 "정말 놀랍다. 모든 지표가 원하는 대로 나오고 있다. 내 뒤에 동료들의 도움과 운도 따랐다. 아직 시즌을 다 치르지 않았으니 만족하진 않으려 한다"고 이야기했다. 

한 가지 더 차별화된 운동은 어깨 강화 훈련이다. 류현진은 "동료들이 하는 어깨 운동보다 조금 더 격렬하다"고 설명했다. 

투구하든 안 하든 류현진은 매일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한다. 선발 등판한 다음 날에는 어깨 운동과 웨이트트레이닝을 같이 한다. 이틀 뒤에는 튜브로 어깨를 풀고, 사흘 뒤에는 상체 운동과 함께 선발 등판 다음 날에 했던 어깨 운동을 다시 한다. 나흘 뒤에는 상대 타선을 분석한다. 

류현진은 개인 트레이너로 고용한 김용일 코치와 따로 훈련한다. 훈련 한 세트를 끝낼 때마다 김 코치가 손뼉을 쳐 동료들은 류현진의 훈련을 '박수'라고 부른다. 

뷸러는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스쿼트를 하다 박수 소리가 들리자 류현진에게 "우리랑 같이 훈련하자. 그러면 시속 96마일까지 나올걸"이라고 소리쳤다. 류현진은 "나는 필요 없어"라고 답하며 웃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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