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정용 감독(왼쪽)과 이강인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우치(폴란드), 이종현 기자 / 임창만 영상 기자] '정정용호'가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결승에 올랐다. 선수들이 밝힌 월드컵 결승행 비법은 '정정용의 마법노트'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상대에 따라, 전후반, 포메이션 폭이 유독 크다. 스리백에서 포백으로 변하거나, 이강인의 위치를 조정해 공격력을 극대화하기도 한다. 

16강 한일전 0-1 패배 이후 일본의 가게야마 마사나 감독은 "한국이 포메이션이라든가 경기 스타일에 후반에 갑자기 바꾸었다. 경기 스타일에 우리가 대응하려고 했지만, 그게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치열한 경기 시시각각 변하는 전술을 숙지하고 있더라도 완벽하게 적용하긴 어렵다. 하지만 정정용의 아이들은 다르다. 이번 대표 팀은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한다. 선수들이 밝힌 비법은 이랬다.

"(챔피언십 당시) 스리백에 대해 처음으로 전술노트를 나눠주고 실험을 해보셨다. 그 노트를 매일 방에서 보고 시간 날 때마다 읽었다. 월드컵 준비할 때와 실전에서 스리백을 쓸 때도 도움이 됐다."

"경기장에서 관중들도 많고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포메이션에 따라 각자의 위치가 설명이 되어 있다. 서너 가지 정도 세트피스도 있고. 각자의 위치와 전술, 선수별 역할 등등. 일지를 쓸 수 있게 뒷장에 공간도 있다." 

▲ 미드필더 고재현
▲ 미드필더 김세윤

"꽤 많았다. 몇 페이지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인데, 제본까지 해서 만들어주셨다.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움직이라는 글과 그림까지. 우리를 얼마나 생각하시는지, 이 대회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시는지 알 수 있었다."(미드필더 고재현)

"풀백이 나가면 미드필더가 좁히고 이런 식으로 세부화돼 있다. 선수들도 이 포메이션이 헷갈린다고 하면 전술 노트 보고 중요한 부분 밑줄 치고, 시험공부 하듯이 했다." 

"분석관 선생님들이 보고 해 주신 거다. 라인이나 간격, 사이드에 볼이 갔을 때 포워드 움직임, 그런 게 다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미드필더 김세윤)

정정용 U-20 감독은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십 당시 선수들에게 제본으로 직접 만든 전술노트를 나눠주며 선수들에게 여러 전술 상황을 숙지시켰다. 선수들은 정정용 감독의 노력과 자신들을 위해 준비했다는 감사한 마음에 이 노트를 자나 깨나 연구했다. 

그 결과 정정용 감독의 팔색조 전술이 이상 없이 작동하고 있다. 정정용 감독 역시 경기마다 기민하게 대처 중인 선수들에게 만족하고 있는 모양이다. 

챔피언십 이후 반납했던 전술노트를 월드컵 본선에 다시 제공하지 않았다. 고재현은 "월드컵 때도 나눠주신다고 했는데 이번엔 따로 주시진 않았다. 나름대로 생각이 있으신 것 같다"고 했다. 

스포티비뉴스=우치(폴란드), 이종현 기자 / 임창만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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