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약 당시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기쿠치 유세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기쿠치 유세이(28·시애틀)는 올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선언했다. 대우는 후했다. 시애틀과 최대 7년 대형 계약을 하며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계약 방식은 조금 독특했지만 어쨌든 시애틀의 기대치가 묻어나오는 계약이었다. 기쿠치는 3년간 4300만 달러(약 509억 원)를 보장받았다. 시애틀은 2021년 시즌 후 기쿠치의 남은 4년 6600만 달러(약 781억 원) 옵션 행사를 결정할 수 있다. 만약 시애틀이 옵션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해도 기쿠치가 4년 차 1300만 달러(약 154억 원) 옵션을 갖는 방식이었다. 

4년 보장 금액은 5600만 달러(약 663억 원), 7년 계약을 꽉 채울 경우 무려 1억900만 달러(약 1290억 원)의 계약이었다. 일본에서 곧바로 MLB에 건너 간 선수치고는 좋은 계약이었다. 좌완이지만 150㎞ 이상을 던질 수 있는 매력적인 조건이 시애틀의 눈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시즌 초반 적응은 결코 쉽지 않다. 기쿠치는 14일 현재 15경기에서 75⅓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3승4패 평균자책점 4.78의 평범한 성적이다. 피안타율은 0.284에 이르고, 이닝당출루허용수도 1.43을 기록하는 등 전체적인 내용이 좋지는 않다.

당연히 평가하기는 섣부른 감이 있다. 하지만 9이닝 당 탈삼진(6.57), 9이닝 당 볼넷(2.63), 9이닝 당 피홈런(1.79)에서 볼 수 있듯이 세부지표에서 아직은 긍정적인 면이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3경기에서 모두 4이닝을 채우지 못하는 등 난조를 보이기도 했다.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르며 재정비를 했을 정도였다.

그런 기쿠치는 14일 미네소타와 경기에 선발로 나섰으나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4탈삼진 1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실점은 많지 않았으나 5이닝 동안 투구 수가 92개에 이를 정도 상대를 쉽게 제압하지 못했다. 몇 차례 위기에서 대량실점을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으나 시즌 5승 달성도 실패했다. 

공이 빠르다는 것 외에는 아직 특별한 장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향후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점차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는 반면, 계약에 걸맞은 '엘리트급' 선수로 성장하기는 한계가 있다는 비관적인 시선도 있다. 아직까지는 보장 663억 원의 가치를 확실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기쿠치의 남은 시즌이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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