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운드는 물론 타석에서도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잭 그레인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잭 그레인키(36·애리조나)는 14일(한국시간) 워싱턴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를 펼치며 시즌 8번째 승리를 거뒀다. 7⅓이닝 동안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6회까지는 노히터 게임을 펼치는 등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칼날 같은 제구와 허를 찌르는 변화구의 조합이 워싱턴 타선을 무너뜨렸다. 우천으로 경기가 오래 중단되지 않았다면 7⅓이닝 이상을 던질 수도 있는 페이스였다. 

그레인키는 이날 승리로 8승2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 중이다. 구속은 예전만 못하지만 완전히 제구력 위주의 투수로 돌아서며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기복이 없는 투구도 돋보인다. 그런데 그레인키는 최근 마운드에서만 빛나는 것이 아니다.

리그에서 손꼽히는 투수 강타자인 그레인키는 올 시즌 타격 성적도 뛰어나다. 투수가 타석에 들어서는 내셔널리그에서는 의외로 중요한 덕목인데, 그레인키는 리그 그 어떤 투수보다 더 좋은 타격을 선보이고 있다. 14일에도 안타 하나를 추가해 자신의 시즌 타율을 종전 0.286에서 0.290으로 조금 더 끌어올렸다.

그레인키의 올 시즌 타격 성적은 타율 0.290, 출루율 0.333, 장타율 0.613을 기록하고 있다. OPS는 무려 0.946이다. 31타수 기준으로 표본이 적기는 하지만, 겉으로만 보면 도저히 투수의 성적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좋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손맛을 보지 못했던 그레인키는 올해 홈런 2개를 기록하는 등 장타도 터지고 있다.

그레인키를 투수라고 얕보다가는 큰일이 난다는 것을 상대 투수들도 잘 안다. 타격이 좋지 않은 투수가 들어설 때보다 힘을 더 뺄 수밖에 없다. 팀에 적잖은 공헌이다. 그레인키도 타석에 들어설 때 자신을 투수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타자처럼 공격적으로 스윙한다. 이는 좋은 결과와 맞물려 상대에는 더 큰 공포심을 키운다.

50타수 이상 소화를 기준으로 단일 시즌 OPS 0.946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1945년 이후 5명뿐이다. 그레인키가 공포의 9번 타자로 활약하며 투·타 모두에서 최고의 시즌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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