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준우승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도곤 기자] "너무 '이강인, 이강인' 하면 다른 선수들이 소외감 느낄 수도 있어요. (이)강인이가 아무리 혼자 잘해도 옆에서 못 도와주면 지금처럼 못했어요."

인천 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이 한국 U-20 대표팀 선수들에게 골고루 관심을 가져주길 부탁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6일(한국 시간) 폴란드 우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결승에서 우크라이나에 1-3으로 패했다.

비록 우승은 놓쳤지만 한국 남자 축구 역사상 FIFA 주관 대회 첫 결승 진출이라는 역사를 쓰며 감동을 안겼다. 박수 받기에 충분했다.

한국에 대한 관심은 대부분 이강인에게 쏠려있다. 모든 언론이 이강인에게 집중했다.

인천 유상철 감독은 이강인과 인연이 있다. 지난 2007년 방영된 '날아라 슛돌이'에서 감독과 선수로 호흡을 맞췄다.

이강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당시 '슛돌이' 감독이었던 유상철 감독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유상철 감독은 15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경기 전 사전 인터뷰에서 "아니 강인이를 제가 키워봤자 얼마나 키웠겠나. 자기가 잘 큰 거지. 난 가만히 있는데 왜 이렇게 쥐어 짜"라며 웃어보였다. 유상철 감독은 한국이 U-20 월드컵에서 이길 때마다 이강인과 관련해 엄청난 인터뷰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대회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 ⓒ 연합뉴스
▲ 모든 선수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주길 부탁한 유상철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강인을 생각하는 유상철 감독의 마음은 각별하다. 모든 스승들이 다 그렇듯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유상철 감독은 "걱정이 앞서는게 사실이다. 지금은 강인이가 잘하니까 많이 좋아해 주시지만 만약에 나중에 조금만 못해도 엄청난 비난이 나올 것이다. 물론 이건 강인이가 잘 이겨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특히 유상철 감독은 이강인 한 명이 아닌 함께 뛴 다른 선수들을 주목하길 부탁했다.

"너무 강인이 이야기만 하는데 나머지 선수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 있다. 옆에서 잘 받쳐주니까 강인이도 잘 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이야 대회에 집중하고 경기에 집중하느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나중에 서운한 감정이 들 수 있다. 강인의 능력이 극대화될 수 있는 이유는 옆에서 동료들도 잘했기 때문이다."

유상철 감독의 말대로 축구는 혼자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뛰는 선수 수가 적으면 선수 한 명이 흔히 말하는 '하드 캐리'하는 경기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축구는 한 팀에서 무려 11명이 뛰는 스포츠다. 두 팀 합치면 22명이다. '메날두'급이 아닌 이상 한 명이 잘한다고 이기는 스포츠가 아니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에서 한 경기, 한 경기 끝날 때마다 마치 복사해서 붙여넣은 듯 꼭 하는 말이 있다.

"함께 뛴 형들, 경기에 나가지 못 해도 함께 해준 형들, 코치 선생님들, 그리고 팀 스태프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

유상철 감독의 말과 일맥상통한다. U-20 대표팀은 선수는 물론이고 스태프 모두도 박수 받아야 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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