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강인. 그리고 그의 목에서 빛나던 준우승 메달


▲ 이강인

[스포티비뉴스=우치(폴란드), 이종현 기자 / 임창만 영상 기자] 이강인(발렌시아)의 '은메달'은 유난히 빛났다. "최선을 다해서 후회 없어요"라는 그의 말을 듣고 보니 그의 목에 걸린 준우승 메달이 유독 더 빛나 보였다. 

한국의 U-20 월드컵 준우승.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4월 파주 국내 최종 소집 때부터 꾸준히 취재해도 "우승"을 논하던 선수들의 말을 믿기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2개월이 지났고, 무모할 것만 같았던 그들의 도전이 준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손흥민이 뛰는 6월 A매치 경기 때문에 이 대표 팀은 '죽음의 조' 포르투갈, 남아공, 아르헨티나와 같은 조에서 2위로 통과했지만, 관심도가 적었던 게 사실이다. 16강 한일전이 확정되서, 8강 세네갈과 '역대급' 경기를 치르면서 국민들의 관심도가 커졌다.

1983년 4강(4위) 이후 36년 만에 신화를 재현하면서 전 국민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한국 남자 축구 역사상 최초로 FIFA 주관대회 결승에 오르면서 A대표 팀의 전 국민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전국 각지의 거리응원과 영화관 단체 응원이 벌어진다는 소식이 폴란드까지 들렸다. 전과 비교하면 결승전의 이강인, 전체적인 경기력이 아쉬운 게 사실지만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경기를 펼쳤다. 

'막내 형' 이강인은 7경기를 모두 선발로 뛰어 2골 4도움을 기록했다. 대회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MVP)을 탔다. 하지만 결승전 하루 전 골든볼 욕심에 대한 질문에 "제 목표는 우승이다. 다른 거 우승만 하고 싶다. 저 형들 모든 분의 목표다. 준비한 걸 잘하고 다른 경기처럼 열심히 하면, 좋은 성적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상보다 팀 우승이 목표다.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하던 만 18세의 소년의 말이 떠올랐다. 

본인은 골든볼을 타고도, 4월부터 목놓아 외치던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이강인은 울지 않았다.오히려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강인은 경기 후 "마음은 좋지 않다. 대회 후회는 절대 안 한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저랑 형들, 코칭스태프 모두 간절했다.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 월드컵은 좋은 경험이었다. 형들과 잘 마무리해서 한국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강은 '폴란드 세대'가 국민들에게 어떻게 기억되길 원할까. 

"다른 것보다 '매 경기 상대보다 더 최선을 다한 팀'이었다고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항상 '상대보다 더 많이 뛰자, 간절해져야 한다'고 얘기했다."

최선을 다해서 울지 않았다는 이강인. 그래서 그의 준우승 메달이 더 빛나 보였는지 모르겠다. 

스포티비뉴스=우치(폴란드), 이종현 기자 / 임창만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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