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음이 절로 납니다" 정정용 20세 이하 축구 대표 팀 감독이 U-20 월드컵 준우승 메달을 걸고 인터뷰하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이성필 기자 / 김동현 영상 기자]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정정용 20세 이하(U-20) 축구 대표팀 감독은 어색하게 웃었다. 분명 폴란드 출국 당시에는 조용했는데 돌아오니 '금의환향'이라는 점에서 더 그랬다.

2019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한 축구 대표 팀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했다. 500여 팬들이 몰려와 선수들의 이름을 부르고 정 감독에게 "감사해요"라고 소리치는 등 그야말로 잔치 분위기였다.

정 감독은 1983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 4강 신화를 지우고 새로운 역사를 쓴 것에 대해 "한국 땅을 밟아 보니 실감 나는데 국민들이 U-20 대표 팀을 사랑하고 애정 있게 응원해 주셔서 감사하다. 결승까지 올라갔으니 조금만 더 했으면 즐겁게 신나게 응원할 수 있었는데,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도 지켜봐 달라. 응원해 주시면 좋겠다. 우승을 못했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다"고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변화무쌍했던 전술 다양성은 화제였다. 정 감독은 "많은 전술은 아니다. 3~4가지 정도 지난해부터 해 왔다. 상대와 공격수에 따라 달라진 내용이 있다. 축구는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완성도가 높아질 수도 있고 흐름도 있다"고 설명했다.

큰 경험을 한 U-20 선수들의 성장은 앞으로 3~4년이 가장 중요하다. 정 감독은 "유소년을 12년 지도했고 체계도 잡혀 갔다. 이 연령대 아래인 17세 대표 팀도 월드컵에 나가지 않나. 그런 성과를 지속해 발전시키고 유소년 대회인 17, 20세 월드컵에 꼭 가야 한다. 그 경험들이 지속해서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 대한축구협회 캐릭터인 백호 인형을 들고 웃고 있는 정정용 감독과 이강인, 조영욱(왼쪽부터)

월드컵을 준비한 지난 2년은 정 감독에게도 특별하다. 그는 "행복하다. 앞선 연령대 선수 중 A 대표팀에 있는 선수도 있다. 이 선수와 2년을 완벽하게 지냈던 것 같다. 같이 고생한 일들이 저와 선수들에게는 다시 이런 기억이 없을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결승전에서 김정민(FC 리퍼링), 김현우(디나모 자그레브) 등 몇몇 선수가 실수로 비판 받았던 것에 대해서는 "팬으로서는 충분히 가능하지 않나 싶다"면서도 "그러나 그런 문제는 저에게 해달라. 아직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청소년들은 심리적인 면이 불안정하다. 프로 선수면 몰라도 아직은 지도자의 몫이 크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해 보지 않았다. 매 경기가 소중하다.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순간이었고 앞선 마음을 보이면 판이 깨질 것 같아서 경기에만 집중했다. 바로 비행기 타고 한국에 돌아왔다. 협회 소속이니 협회와 대화를 통해 한국 축구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힘쓰겠다"고 말했다.

물론 변화도 염두에 뒀다. 그는 "지도자는 당연히 기회가 된다면 도전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제 생각은 아직도 재미로 본다면 만들어 가는 선수들이 훨씬 맞는 것 같다. 사명감도 있다. 다 만들어진 선수들로 해 보는 것도 재미는 있을 것 같다"면서도 "기회가 되면 (프로 등 다른 도전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 보겠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강인이 일찍 대회 준비를 한 것에 대해서는 "본인도 미리 대표 팀에 합류해 준비했고 확신이 있었다. 경기력이 나온 만큼 원하는 대로 충분히 이룰 수 있었다고 본다. (이)강인이도 그런 말을 했는데 잊지 못할 기억이라더라. 2년 뒤에 자리 있으니 와서 우승할 수 있도록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이성필 기자 / 김동현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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