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히 강력한 메시지였다. 마지막 승부를 걸어 보고 잘 풀리지 않으면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기존 주축 선수들에게는 그 이상의 선전포고가 있을 수 없다고 할 정도였다.
그러나 감독 대행이 독단적으로 하기에는 어려운 이야기이기도 했다. 감독 대행은 감독이 아니다. 미래에 대한 보장도 없다. 그런 처지에서 팀의 미래를 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KIA는 사정이 좀 달랐다. 단순히 박 대행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다. 대행을 맡으며 구단과 교감을 나눈 뒤 나온 플랜이었다.
박 대행은 "세대교체에 대한 생각이 나와 구단이 일치했다. 승부를 걸어 보고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새로운 선택을 하자는 데 동의했다. 구단의 동의가 없다면 과감한 선택을 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당장 나부터도 내년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KIA라는 팀을 위해서 어떤 방향이 옳은지 깊게 고민하고 행동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행의 계획이 구단과 같은 방향이라면 그 발언의 무게감은 더해질 수밖에 없다. 실제 마지막 승부를 걸어 보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구단 운영의 큰 틀이 바뀔 수도 있다.
KIA는 17일 현재 28승1무41패로 9위에 랭크돼 있다. 5할 승률에서 승패 마진이 -13이다. 5위 NC까지 7.5경기차가 난다.
차이가 많이 나긴 하지만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다. 당분간은 성적을 위해 올인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주축 선수들의 슬럼프 또한 길어지고 있다는 약점을 보이고 있다. 최형우를 비롯해 제 몫을 하며 기둥이 돼야 할 선수들이 좀처럼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들의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KIA는 더 이상 위로 올라가기 어려워진다. 베테랑들이 스스로 이 고비를 탈출할 수 있어야 한다. 한층 더 강력한 플레이로 팀에 더 많은 승리를 안겨야 하는 상황이다.
박흥식 대행과 구단이 이미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 세대교체는 이제 구호로 그칠 일이 아니다. KIA가 처한 냉혹한 현실이다.
결국 베테랑들이 이겨 낼 수밖에 없다. 시간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