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룹 방탄소년단 부산 팬미팅. 제공ㅣ빅히트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이 부산에서 대규모 페스티벌 형식의 팬미팅을 개최한 가운데, 암표 근절을 위해 엄격한 입장 규정을 고수한 소속사와 입장하지 못한 팬들 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15일 부산 아시아드 보조경기장에서 이틀 간 약 4만 4000명 규모의 팬미팅을 개최했다. 부산 출신 멤버가 2명이나 있는 방탄소년단이 부산에서 개최하는 첫 번째 팬미팅이라는 점에서 이번 공연은 많은 관심을 모았다.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수많은 팬들이 모인 만큼 티켓을 구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했다. 이미 예매 단계에서부터 1인 1표 추첨제였고,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는 이 팬미팅 티켓에 프리미엄을 얹어 더 높은 가격으로 재판매하는 불법 양도를 막기 위해 어느 때보다 엄격한 입장 규정을 사전에 공지했다.

보통 이런 경우 정말로 100% 완벽하게 암표상만 걸러내기란 쉽지 않다. 개인의 사정과 관계 없이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이의 입장을 제한해야 공정하기 때문에 실수, 혹은 서류미비 등으로 많은 팬들이 공연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에 눈 앞에 방탄소년단을 두고 입장하지 못한 팬들의 격렬한 항의가 쏟아졌다. 부모님의 명의로 티켓을 예매한 미성년자나, 해외에서 온 팬들 등도 예외 없이 본인 인증을 확실하게 하지 못할 경우 모두 입장 불가였기 때문에 애타는 마음으로 발을 동동 굴러봐도 소속사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었다.

이 팬들은 본인임을 증명할 수 있는 학생증 사본을 가져왔지만 실물 학생증이 아니어서 입장을 거절당한 경우, 어린 자녀를 대신해 티켓을 예매한 부모님이 주민등록등본이나 가족관계증명서로 실관람객임을 확인시켰음에도 일반 예매이기 때문에 입장을 거부당한 경우, 실제로 사용하는 종이 학생증을 제시했음에도 신분증으로 인정해주지 않아 입장을 거부당한 경우 등을 예시로 들며 소속사에서 융통성 없는 대처를 했다고 지적했다.

▲ 그룹 방탄소년단 부산 팬미팅. 제공ㅣ빅히트

빅히트 측은 이와 관련해 "이번 행사는 공식 팬클럽 아미 5기를 위한 팬미팅이다. 양도 받은 티켓 및 본인 확인이 불가능한 티켓에 대해서는 그 어떤 경우에도 입장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하며 "지정 예매처, 팬카페, SNS, 문자 등을 통해 사전 안내드렸듯이 본인 확인을 위한 신분증 검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국내에서 가장 압도적인 팬덤을 보유한 그룹으로서 암표 근절에 공을 들이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소속사에서 이를 묵인할 경우 방탄소년단 팬미팅 표는 장당 수백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할 가능성이 높다. '얼마를 내고서라도 반드시 방탄소년단을 만나야겠다'는 팬들로서는 암표상들의 유혹을 거절하기 쉽지 않기에 이를 막겠다는 소속사의 칼 같은 대처를 칭찬하는 팬들의 반응도 다수였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좋은 의도에서 암표를 막고자 한 규제지만, 이를 위해 한 명의 팬이라도 억울한 상황이 생겨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방탄소년단을 만나기 위해 팬미팅 당일만을 손꼽아 기다려온 여러 팬들이 융통성 없는 원칙 탓에 팬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다. 물론 한 명의 사정을 봐주는 선례가 생기면 빈틈을 파고드는 암표상들 탓에 이뤄진 처사라지만 정황상 본인 확인이 되는 경우에도 지나친 과잉대응을 했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사전에 공지를 한 만큼 본인이 철저히 준비했어야 한다"고 소속사의 입장에 손을 들어주는 한편, 다른 쪽에서는 "이 정도로 융통성 없는 규정을 고수했을 때 분명히 현장에 큰 혼란이 생길 것을 예상했을텐데, 선의의 피해자를 고려한 대응책을 마련해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오는 22일과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글로벌 팬미팅을 이어간다. 암표 박멸을 향한 과도기 단계에서 벌어진 이번 사태 이후 관객 입장과 관련해 같은 규정이 계속될지, 일부 팬들의 요청에 따라 완화될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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