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기록 중인 하재훈은 이번 주 오승환의 역대 기록(31경기)에 도전한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했다. 정신을 차리고 뒤돌아보니 어느덧 ‘29경기 연속 무실점’이라는 훈장이 따라왔다. SK 수호신 하재훈(29)이 이제 ‘끝판대장’ 오승환(37·콜로라도)의 기록에 도전한다. 

하재훈은 올 시즌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중 하나로 우뚝 섰다. 시즌 34경기에서 33이닝을 던진 5승1패15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1.09의 화려한 성적을 기록했다. 어느덧 구원왕 경쟁에도 뛰어들었고, 꿈의 0점대 평균자책점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섰다.

그런 하재훈은 대단한 기록을 이어 가고 있다. 바로 연속경기 무실점 행진이다. 하재훈은 4월 4일 인천 롯데전부터 6월 15일 인천 NC전까지 무려 29경기에서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원포인트로 뛴 것도 아니었다. 이 기간 상당 경기에 팀 마무리로 나섰고, 28⅓이닝을 던졌다. 적지 않은 이닝을 중압감 넘치는 상황에서 던졌다는 의미다. 29경기 연속 무실점이 더 가치 있는 이유다.

하재훈은 이 기간 피안타율 0.143, 피장타율 0.194를 기록했다. 피장타가 적다는 것은 마무리 투수로서는 최고의 덕목이었다. 여기에 9이닝 당 탈삼진 개수도 10.48개로 수준급이었다. 대개 9회 이닝 시작부터 나와 승계주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8명의 승계주자 중 홈을 허용한 선수는 단 1명에 불과했다. 최고 150㎞에 육박하는 묵직한 구위로 상대와 정면승부를 벌이며 경험까지 쌓았다. 

지금 기록이 중단된다고 해도 KBO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성적이다. KBO에 따르면 29경기 연속 무실점은 단일시즌 불펜투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역대 공동 2위 기록이다. 2011년 강영식(당시 롯데)이 29경기 무실점을 기록했던 기억이 있다. 강영식은 당시 29경기에서 18⅔이닝을 던지며 1점도 내주지 않았다.

1위 기록은 오승환이 가지고 있다. 별명답게 이 기록에서도 끝판대장이다. 당시 삼성 소속이었던 오승환은 2011년 5월 21일 대구 두산전부터 2011년 9월 7일 대구 한화전까지 31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세 달 넘게 실점이 없었던 셈이다. 오승환은 당시 31⅔이닝을 던지면서 피안타는 11개, 볼넷은 4개만을 내주는 압도적인 투구를 이어 갔다.

하재훈은 “연속경기 무실점 기록에 대해 알고는 있다. 하지만 마운드에 올라가면 신경을 쓰지 않고 던지려고 한다”며 평정심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왕 여기까지 온 것, 역대 1위 기록에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제 남은 경기는 단 2경기고, 이르면 이번 주 타이 기록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 빡빡했던 일정을 지나 최근에는 휴식일이 많아지며 체력 비축을 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원조 돌부처에, 새로운 돌부처가 도전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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