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정용호는 6월 모두의 축구 팬의 추억이 됐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우치(폴란드), 이종현 기자] 13일의 여정으로 계획했던, U-20 월드컵 출장이 27일이니 흘러 마무리 됐다. 한국은 U-20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했고, 기자 역시 한뼘 자란 것 같다. 모두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

한국 남자축구 사상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 첫 결승행으로 월드컵 못지않은 분위기가 조국에서 한창으로 다다랐다. '정정용호'의 뛰는 선수 그렇지 않은 선수가 서로 배려하며 원팀으로 싸웠기에 가능했다. 

그렇게 도달한 결승. 그간 선수들의 경험을 중시했던 정정용 감독도 결승전 하루 앞선 공식기자회견에선 우승 욕심을 보였다. 함께 자리한 이강인은 "결승 같지 않다"고 하며 '역시'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결승전 우치 스타디움 앞에 결승전다운 분위기가 펼쳐졌다. 우치와 지형적으로 가까운 우크라이나인들이 다수 찾았다. 붉은악마의 숫자와 열기도 여느 때보다 많았고, 1박 3일 일정으로 긴급히 폴란드를 찾은 한국 팬들도 있있다. 바르샤바에서 13년 넘게 거주한 권성현, 이형민씨는 폴란드에서 사는 이방인으로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국은 전반 5분 선제골에도 3골을 내주고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결승전부터 골든볼 유력 후보로 거론된 이강인은 결승전 PK로 2골 4도움을 기록했고, 리오넬 메시 이후 14년 만에 만 18세 골든볼 수상자가 됐다.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아쉬움으로 우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이강인의 표정은 밝았다. "최선을 다했어요. 뭐하러 울어요. 전 후회 안합니다."는 그의 말에 실력뿐만 아니라 멘털도 만 18세일까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그의 목에서 걸린 '은메달'이 유독 빛났다. '막내 형'이 아닌 진짜 형이 된 순간이다.   

선수들은 결승전 다음 날 곧바로 한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한국에 오기 전부터 17일을 출국 날로 잡은 기자는 우치에서 4시간을 달려 크라코프로 달려야 했다. 

폴란드 크라코프에서 독일 뮌헨에 도착했다. 폴란드 우치에서 함께 결승전을 보았던 것으로 보이는 축구 팬들, 그리고 독일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의 모국어가 들렸다. 먼 타지에서도 모국어가 귓가에 들리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됐다. 한국이 많이 그리웠나보다.   

참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면 자랑거리는 많다. '역대급 세네갈전' 직관, 한국 남자축구 사상 첫 FIFA 주관대회 결승전 직관, '원팀'으로 싸운 정정용호의 성장기, 매 경기 전력으로 뛴 이강인의 경기를 무려 7경기나 봤다. 이만하면 '썰풀거리'로 충분하지 않을까. 

▲ 2년의 준비 이후 헤어지는 동료들에게 메시지를 전한 이강인, 이광연, 오세훈, 이규혁(시계 방향)

P.S 이별하는 그들이 동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첫날 얘기했다. '형들은 능력 있는 선수고, 좋은 형들이고, 저한테 너무 잘해줬다'. 아쉽다. 마지막이어서 아쉽지만, 이 대회가 아쉬운 게 아니라 형들과 마지막이어서 그게 아쉬운 거다. 다시 만날 형들도, 못 만날 형들도 있지만 나중까지 친하게 지내고 싶다. 각자 팀에서 잘해서 잘 됐으면 좋겠다."(이강인)

"김대환 코치님에게도 3년 동안 뽑아주시고 믿어주시고. 항상 선생님이 믿어주셔서 저는 신뢰를 바탕으로 간절히 더 선생님에게 잘 보이려고 했다. 좋은 모습으로 웃게 해드리고 싶었다. 더 간절했다. 정말 감사하고 3년 동안 좋은 추억과 시간 만들어서 고맙다. (박)지민이랑 (최)민수가 경기 뛰지 못했는데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어린 나이에 그렇게 해준다는 게 고맙다. 너무 미안했다."(이광연)

"동료들이랑 길면 2년 가까이 짧으면 1년 정도 훈련했다. 못 본다는 생각에 아쉽다. 다음에 기회가 언제 될지 모르겠지만 다 함께 만나서 놀고 싶다."(김세윤)

"경기장에서 또 만날 텐데, 다시 봤을 때 웃으면서 얘기했으면 좋겠다. 슬퍼하지 말고 팀 돌아가서 뛰든 못 뛰든 팀으로 같이 이끌어나가는 선수로 성장해나가는 모습 보여주길 바란다."(이규혁)

"2~3년 동안 해왔다. 2017년 10월부터 함께했다. 아쉽지만, 7경기 모두 대회를 치렀다. 친구들 모두 고맙다. 아쉽지만, 언젠가 헤어질 줄 알았다. 감정은 북받쳐 오르기도 했지만, 괜찮다."(오세훈)

스포티비뉴스=폴란드(우치), 이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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