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현진은 21세기 들어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8번째 선수로 기록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리그 최고 투수가 수상하는 사이영상은 메이저리그(MLB)의 전설적인 투수 사이 영의 이름을 땄다. 1867년생인 사이 영은 1890년부터 1911년까지 MLB에서 활약하며 전설적인 기록을 남겼다.

그는 통산 906경기(선발 815경기)에 나가 완투만 749경기를 한 철완이었다. 무려 7356이닝을 던지며 MLB 통산 511승316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물론 당시와 지금 야구의 차이는 생각해야겠지만, 어쨌든 당대 최고의 투수였으며 MLB가 영원히 기릴 만한 혁혁한 업적을 남겼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그런 사이 영도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적은 없다. 그의 최고 평균자책점 시즌은 보스턴 소속이었던 1908년으로 당시 36경기에서 299이닝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1.26을 기록했다. 이는 9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로는 역대 17위 기록이다.

공교롭게도 1.26은 올 시즌 류현진의 현재 평균자책점과 같다. 류현진은 시즌 14경기에서 93이닝을 던지며 9승1패 평균자책점 1.26을 기록하고 있다. 소수점까지 따지면 아주 근소하게 당시 영의 기록보다 좋다. 90이닝을 기준으로 하면 역대 16위다.

물론 류현진이 이 전설적인 투수와 비견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성적은 분명 놀랍고, 또 칭찬할 만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90이닝 이상 투구 기준으로 평균자책점이 1.30 이하인 선발투수는 역사상 22명 있었다. 그 가운데 류현진이 있다. 이 22명 중 2차 대전 이후 선수는 류현진과 1968년 밥 깁슨 뿐이다. 깁슨은 1968년 평균자책점 1.12를 기록했다. 요즘 현실에서는 사실상 깨지기 어려운 수준이다.

류현진이 지금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기는 매우 힘들다. 7이닝 1실점만 기록해도 평균자책점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1점대 평균자책점만 유지해도 대단한 기록이 될 수 있다. 1945년 이후 150이닝 이상을 던진 투수 중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선수는 42명에 불과하다. 

21세기에는 7명이었다. 클레이튼 커쇼가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달성했고, 페드로 마르티네스, 제이콥 디그롬, 제이크 아리에타, 블레이크 스넬, 잭 그레인키, 로저 클레멘스만이 달성했다. 류현진이 이 대열에 합류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무리를 할 필요는 없지만 쉽게 오는 기회는 아닌 만큼 욕심을 내볼 만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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