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팀과 환경적인 차이가 있다" 윤덕여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의 고민은 솔직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이성필 기자]6년여 가까이 여자 축구에 헌신한 윤덕여(58) 여자 축구대표팀의 얼굴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프랑스 여자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3전 전패로 2회 연속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프랑스와 개막전에서 0-4로 졌고 분수령이었던 나이지리아와 2차전에서도 0-2로 패했다. 노르웨이와 3차전에서 여민지(26, 수원도시공사)가 만회골을 넣었지만 1-2로 졌다.

2015년 캐나다 대회 16강 진출은 기억 속으로 사라졌다. 오히려 4년 사이 퇴보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아시아 예선을 어렵게 통과해서 간 월드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쉬움은 컸다.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선수단과 귀국한 윤 감독은 "국내서 응원해주신 팬들의 기대에 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런 준비가 결과로 이어지지 못해 선수들에게도 미안하다. 국제 여자 축구의 경향이 바뀌는 것을 봤다. 준비 과정이나 그런 부분이 더 세밀해야 한다"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최소 지지 않는 전략으로 나섰던 개최국 프랑스와 개막전에서 0-4로 패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어진 나이지리아, 노르웨이전 전략 수정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그는 "개막전에 대한 긴장과 부담이 있었다. 그런 부분이 준비했던 경기력으로 이어지지 않아 안타깝다. 그런 경기를 통해서 2, 3차전 부담을 이겨나가려고 애썼다. 나쁜 경험은 없다고 본다"며 다음을 위한 초석이 되기를 바랐다.

여자 축구는 저변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초, 중, 고교는 물론 대학, 실업팀까지 해체 위기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세대교체를 하고 싶어도 자원 부족으로 어려움이 큰 것이 사실이다.


▲ 선수들을 격려하는 윤덕여 여자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윤 감독도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다. 환경 및 구조적인 문제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저 역시 여자 축구에 관여하고 있지만, 가장 안타까운 부분은 월드컵처럼 큰 대회에 나서는 다른 팀과 환경적인 차이가 크다. 가슴이 아프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우리가 잘해야 어린 선수들이 축구를 접할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저 역시 힘든 과제라고 본다. 잘 풀어가야 한다"며 해법 찾기에 골몰하겠다고 말했다.

팀의 기둥인 지소연(28. 첼시 레이디스), 조소현(31, 웨스트햄 유나이티드WFC)은 다음 대회에서는 30대 초, 중반이 된다. 세대교체가 필요하지만, 우수 자원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윤 감독도 "걱정된다. 감독으로서 많은 경기를 다니면서 봤다. 나이만 어리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능력이 따라야 한다. 차이는 있다. 그런 부분들이 해소, 제2의 지소연, 조소현 나왔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월드컵에서의 좌절을 뒤로하고 여자 대표팀은 오는 12월 부산에서 예정된 동아시아 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과 내년 2월 2020 도쿄 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 나서야 한다. E-1 챔피언십에는 북한, 중국, 일본이 나선다. 도쿄 올림픽 최종예선에는 호주, 태국 등이 추가된다. 확실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윤 감독은 "향후 대한축구협회와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성적 부진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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