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의 원진아.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영화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감독 강윤성)은 목포 시장 상인들과 용역 깡패의 대치로 시작한다. 흥분된 대치의 와중에 조직 보스 장세출이 대차게 뛰어든 한 여자에게 빰을 맞는다. 얼결에 맞은 뺨을 감싸쥐고 당황한 것도 잠시, 세출은 슬며시 조직원들을 물리고 자리를 벗어난다. 맞다, 세출은 그녀에게 반했다.

그녀, 변호사 강소현을 연기한 이는 배우 원진아(28)다. 드라마 '우리가 사는 세상'과 '라이프', 영화 '돈' 등에서 거푸 비중있는 캐릭터를 맡았던 그녀는 '롱 리브 더 킹'으로 처음 스크린 주연을 맡았다. 시작과 동시에 머리 하나는 더 커 보이는 '장세출' 김래원에게 겁없이 달려들어 등장과 함께 따귀를 날리는 원진아는 이전과는 다른 캐릭터로 그녀만의 강단을 드러낸다.

▲ 영화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의 원진아.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실제 이 상황이라면 가능한 일일까? 소현이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야 하는 장면이라 그 정도로 세게 갈 거라 생각하니까 캐릭터도 빨리 잡히는 것 같았어요. 예뻐야 세출이 반할까? 사랑스러운 모습이 있어야 하나? 고민도 했지만 되려 그러지 않어서 좋았어요. 세출이 일반적인 사람은 아니고, 보기 드문 순수한 감성을 가진 사람이라면 열정적이고 솔직한 모습이 예뻐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훅 날린 손에는 힘이 제대로 실렸는지 다부진 김래원도 '비틀' 하는데, 취미로 6개월간 복싱을 배우며 연마한 펀치 솜씨가 녹아났다. 원진아는 "김래원 선배님이 '작은 손으로 때려봐야 얼마나 아프겠니, 쳐' 하셨는데 맞고 나선 '아프긴 아프네' 하셨다"면서 "선배님이 잘못 보셨다"며 웃었다. 나즈막한 목소리였지만 동그란 얼굴엔 장난기가 가득했다. 한때 '포스트 수애'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한껏 '업'된 그녀의 기운은 조금 달라 보였다.

"항상 좀 신이 나 있어요. 이번엔 특히 촬영 없는 날에도 현장에 많이 놀러 갔거든요. 예전 아르바이트 할 때도 쉬는 날에 굳이 일하는 데 가서 커피 마시고 수다도 떨고 했어요. 어딘가에 속해 있고, 누군가와 어울리는 걸 좋아하거든요. 사실 누가 되면 어쩌나 해서 촬영 현장 가는 데 소심하긴 했는데, 경험이 생겼고 특히 이번 현장은 늘 반겨주실 거란 믿음이 있었어요. 그간 작품 하면서 훌륭한 선배님과 많이 했는데 마주치지 못한 게 아쉽더라고요. 후회도 남아있던 때라 더 신나게, 가서 '말 한마디라도 할 수 있겠지' 하는 마음에 더 자주 현장에 갔어요."

덕분에 원진아는 김래원이 맡은 주인공 장세출 일당과 진선규-최귀화 등 악당라인을 자유롭게 오가며 선배들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단다. 어려울 줄 알았던 김래원은 '네가 진아구나, 안녕, 잘 부탁해'하고 인사를 해와 그 '스윗함'에 깜짝 놀랐다고. 원진아는 "답답한 점이 있으면 제게 이야기하실 법도 한데 늘 '괜찮아, 내가 맞출게'라고 많이 풀어주셨다"고 김래원에게 감사를 전하며 "감독님과 사랑에 빠지셨다. 감독님만 믿고 가면 된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 하셨다"고 귀띔했다. 덕분에 원진아도 강윤성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캐릭터를 직접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신념이 굳고 솔직한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직접 제안해 대사를 줄인 대목도 있다. 원진아는 "긴 대사가 핑계 같아서 '죄송합니다' 할 것 같았다"며 "감독님이 '어 그래'하며 쉽게 받아주신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 영화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의 원진아.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짧은 대사도 원진아 특유의 낮은 목소리가 신뢰감을 더해주는 느낌. 강윤성 감독이 "소현이 낼 것 같은 목소리"라고 만족스러워한 매력 포인트지만, 원진아에겐 한때 콤플렉스였단다. 목소리 덕에 앳된 외모에도 교복 입는 10대 이야기나 로맨틱 코미디보다는 좀 더 무게가 실린 작품을 해온 것 같다는 원진아는 "한때는 저와 제 목소리가 안 어울린다는 생각도 했다"며 "바꿔야 하나 고민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예전에는 오디션에서 '일부러 무게감 있어 보이려고 그렇게 하는 거야?' '목소리 톤을 바꿔봐야겠다', '이러면 역할 하기 힘들겠다' 이런 이야기를 몇 번 들었어요. 속상하기도 했고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목소리 덕에 더 좋은 역할을 만난 면도 있어요. 목소리가 장점이 된 작품을 하면서 되려 자신감이 된 것 같아요. 외모와 목소리가 반대되는 데서 오는 매력이 있다는 이야기도 듣고요. 지금은 콤플렉스가 하나 없어진 느낌이에요. 그것 자체도 좋은 일인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어린 학생 역할도 하고 싶기도 해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회상신에서라도 교복 한 번 입고 싶어요.(웃음)"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 영화 '롱 리브 더 킹:목포 영웅'의 원진아.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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