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칸나바로 감독이 생일 축하를' 박지수는 빠르게 적응하고 있었다 ⓒ광저우 헝다 타오바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박지수가 광저우 헝다 타오바오에서 없어선 안 될 센터백으로 자리 잡았다.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정상급 공격수들을 묶으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지난 생일에는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이 생일 파티까지 열어 축하했다.

박지수는 지난겨울 경남FC를 떠나 광저우 유니폼을 입었다. 중국축구협회 권고로 슈퍼리그 출전이 제한되는 만큼, 출전 시간을 위해 광저우 제안을 수차례 거절했지만 자택까지 찾아와 러브콜을 보냈다. 광저우는 삼고초려 끝에 박지수를 중국으로 데려갔다.

초반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주전 센터백이었지만 리그에서는 벤치와 명단 제외가 계속됐다. 광저우는 리그에서 자국 선수들을 키우길 원했고 최소한의 외국인 선수를 운영했다. 공격이 아니라면 수비로 리그에 출전은 쉽지 않았던 셈이다.

챔피언스리그에서 보여줘야 했다. 박지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단단하고 투지 넘치는 수비를 보였다. 대구FC 팬들에게는 아쉽지만, 대구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홀로 세징야 등의 공격을 방어했다. 중국 현지에서도 “박지수의 투지가 챔피언스리그 16강을 이끌었다”, “선배 김영권의 후계자로 적합”이라는 칭찬이 쇄도했다.

챔피언스리그에서 활약은 리그 출전으로 이어졌다. 중국 출신 수비로 타 팀 외국인 공격수를 막기에 버거웠던 까닭이다.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은 리그 6라운드 산둥 루넝전에 박지수 출전을 검토했고, 그라치아노 펠레 맨마킹을 주문했다.
▲ 박지수가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광저우 동료들과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상대하고 있다
리그 데뷔전을 귀띔했지만, 100% 컨디션이 아니었다. 발가락 부상을 완치하고 뛰길 원했다. 눈앞의 리그 데뷔보다 장기적인 판단에서였다. 칸나바로 감독은 박지수의 생각을 수용했고, 리그 11라운드 선전과 홈경기에 선발 출전시켰다.

단단한 수비는 광저우에 날개를 달았다. 시즌 초반과 달리 실점하는 빈도가 줄었다. 14일 상하이 상강전에서는 브라질 특급 외인 헐크를 묶고, 시즌 1도움까지 했다. 센터백이었지만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광저우의 2-0 승리에 힘을 더했다.

산둥과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안정적이었다. 펠레를 철저하게 맨마킹 하며 산둥 공격 옵션 하나를 지웠다. 필요할 때는 센터서클까지 공을 끌고 나와 측면으로 뿌리는 모습을 보였다. 칸나바로 감독이 중국 선수들에게 “박지수 훈련을 보고 배워라”고 말한 이유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상하이전이 끝난 13일은 박지수의 생일이었다. 칸나바로 감독과 선수단은 상하이전 승리 후 박지수를 초대해 생일 파티를 했다. 축구 경기장을 연상하는 케이크 위에 등 번호 23번 초를 꼽아 축하했다. 조촐했지만 광저우에서 빠르게 적응한 박지수를 볼 수 있었다. 

향후에도 주전 센터백으로 중용될 가능성은 크다. 중국 축구 관계자들에 따르면, 광저우는 베이징 궈안을 넘고 리그 선두 탈환을 목표로 한다. 상하이, 산둥과 격차를 벌리고 추격해야 할 상황에 적은 실점은 필수다. 칸나바로 감독이 리그에서 박지수를 선택한 배경이기도 하다. 챔피언스리그는 조별리그부터 뛴 만큼, 교체로 벤치에 앉을 확률은 낮다.
▲ 칸나바로 감독과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지수 ⓒ유현태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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