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은희는 지금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 대한핸드볼협회
[스포티비뉴스=도쿄, 박대현 기자] 류은희(29, 파리92)는 '물건'이었다.

공수에서 빼어난 생산성을 보였다. 10년 만에 해외 진출을 이룬 한국 핸드볼 선수다웠다.

류은희는 19일 일본 타치가와 타치히 경기장에서 열린 일본과 2019년 한일정기전에서 9골을 터트리며 팀 31-20 대승을 이끌었다.

수비에서 '앵커' 노릇을 맡았다. 전 소속 팀 동료 강은혜와 중앙을 단단히 지켰다. 월등한 신체조건으로 일본 공격진을 힘에서 눌렀다.

일본 에이스 요코시마 아야가 다양한 방향으로 패스를 건넸다. 그러나 공이 라인 바깥에서만 돌았다. 피봇에 투입되면 류은희가 빠르게 달라붙어 '2차 패스'를 틀어막았다.

올 시즌까지 부산시설공단 트윈타워 한 축으로서 보였던 위력을 정기전에서도 드러 냈다.

공격에서도 반짝반짝 빛났다. 김온아와 심해인이 부상으로 빠진 대표 팀에서 공격 시발점 노릇을 톡톡히 했다.

포제션마다 공을 만졌다. 류은희 손끝에서 공격이 시작됐다. 9-5로 앞선 전반 24분 18초쯤 골키퍼 박세영에게 공을 받은 류은희가 일본 코트로 달려가는 신은주에게 총알 패스를 날렸다.

동료 1인 속공을 책임지는 완벽한 'A패스'로 일본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약 1분 뒤엔 스스로 공격 마무리를 책임졌다. 코트 중앙에서 9m 중거리 슛을 꽂았다. 수비가 붙으면 패스하고 떨어지면 쏘는 정석을 제대로 보여 줬다.

일본이 자랑하는 골키퍼 가메타니 사쿠라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간 덴마크 리그에서 활약한 가메타니는 다음 시즌부터 프랑스 무대로 옮겨 커리어를 쌓는다.

파리92에 새 둥지를 튼 류은희와 리그에서 맞붙게 됐다.

류은희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가메타니는 좋은 골리다. 하지만 유럽에서 오래 뛰어서 그런지 골대 한쪽을 비워놓고 수비하는 습관이 있다. 동료들에게도 이 점을 알렸다. (약점을) 공략한 게 주효했다"며 수줍게 웃었다.

180cm에 이르는 큰 키와 뛰어난 점프력, 수비진 허를 찌르는 패스까지. 완성형 선수로 성장한 류은희는 올해 한일정기전에서도 빼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유럽 데뷔 시즌 전망을 밝혔다.

어느덧 29살.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2번씩 치렀다. 경험과 실력, 운동능력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흐름이다. 류은희는 지금 최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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