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도쿄, 박대현 기자 / 김성철, 김동현 PD] 일본 도쿄에서 '한일 핸드볼 축제'가 열렸다.

올해 11년째를 맞은 2019 핸드볼 한일정기전이 성료했다. 열띤 취재 열기와 높은 경기력, 관중 호응도가 어우러졌다.  

한국 남녀 핸드볼 대표 팀은 19일 일본 타치가와 타치히 경기장에서 일본과 만났다. 여자 대표 팀은 9골을 수확한 류은희(29, 파리92)를 앞세워 31-20으로 이겼고 남자 대표 팀은 27-35로 졌다.

한일정기전 기원은 12년 전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예선을 치르던 한국은 서아시아 심판 편파 판정을 국제핸드볼연맹(IHF)에 제소했다.

IHF는 고심 끝에 한국 제소를 받아들였다. 아시아 예선전 재경기를 발표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한국 일본은 핸드볼 교류전을 갖기로 합의했다. 공감대 폭을 넓혀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고 동아시아 연대를 강화하자는 의도였다. 

일회성 이벤트를 지양했다. 1년에 한 번 규칙적으로 만나기로 했다. 정기전 시초다.

이후 양국은 해마다 번갈아 정기 교류전을 열었다. 올해는 일본 차례였다.

▲ 2019년 핸드볼 한일정기전이 성료했다. ⓒ 도쿄, 김성철 영상 기자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일본 기자가 장사진을 이뤘다. 줄잡아 서른 명가량이 자리를 잡고 현장을 글 사진에 담았다.

한국 경기장에선 좀체 보기 어려운 장관이었다.

응원단도 기세가 매서웠다. 대형 깃발과 확성기를 든 5~6명이 "닛폰 간바레(일본 힘내라)"를 외치며 응원을 주도했다. 이들은 한 자리에 머물지 않았다.

동서남북 구석구석을 오가며 관중 함성을 끌어 냈다. 한국은 일본 만화 '슬램덩크' 속 '산왕전 북산'이었다.

류은희를 첫째로 한국 여자 선수 14인이 모습을 드러 냈다. 이름이 불리면 손을 흔들며 코트에 발을 들이는 소개 시간. 

관중석이 조용했다. 분위기를 북돋는 음악 소리만 광광 울릴 뿐이었다.

일본 선수단이 등장하자 "닛폰" 외침이 커졌다. 남자 대표 팀끼리 붙을 땐 그 열기가 더했다. 축구 A매치를 방불케 했다.

일본은 올해 구마모토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하는 등 핸드볼 불씨를 지피는 데 여념이 없다. 2020년 도쿄 올림픽 호성적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2년 전 겨울 중장기 전략 일환으로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독일에 동메달을 안긴 명장 다가르 시거슨 감독을 영입했다. 일본핸드볼협회(JHA)가 자국 선수단 기량을 성장시키는 데 두 팔을 걷어부쳤다.

대중도 호응하고 있다. 한국이 단일팀을 매개로 '핸드볼 외교'에 집중한다면 일본은 오직 성적을 위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김성철, 김동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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