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정용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속적인 믿음'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결과를 바라기보다 준비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정용(50)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이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패해도 기회를 주는 문화가 한국 축구계에 있어야 한다는 일침도 날렸다.

정 감독은 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결산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선수 시절 무명이었지만, 지도자로 성장 과정을 거쳤고 이번 월드컵에서 준우승 성과를 내며 성공한 유소년 전문가로 이름을 알린 정 감독이다. '섬김 리더십'도 화제였다.

정 감독은 "폴란드에서는 경기에 집중하면서 지금의 분위기를 체감하지 못했다. 막상 한국 와서 행사 참석하고 청와대 만찬까지 하면서 실감했다. 국민들이 20세 대표팀을 열성적으로 응원해주고 지켜보면서 다시 느꼈다. 정말 감사하다. 다시 되돌려주는 방법을 만들겠다. 장기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모두가 기뻐하고 결과를 냈다. 유소년 정책부터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결과를 얻기까지 힘든 과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포르투갈과 1차전에서 0-1로 패하며 출발했고 이후 내리 승리를 거두며 결선 토너먼트에 올라 승승장구했다.

정 감독은 "결과를 얻으려면 과정이 좋아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결과를 바라기보다 준비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이다"며 결과 지상주의에 집착하지 말기를 바랐다.

전임지도자 13년 넘게 하면서 축구협회가 구축한 유소년 시스템을 체험하고 있는 정 감독이다. 그는 " 이제 유소년 정책이 잡혀가는 것 같다. 늘 그런 부분을 말했다. 어린 선수가 공과 좀 더 가까이 가야 한다. 잘 때도 안고 있어야 한다. 성장기에 공을 가깝게 여겨야 한다. 5대5, 8대8 축구를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공을 다루며 노는 시간이 유소년 시절이어야 한다. 그런 정책을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축구협회는 골든에이지 제도를 시행 중이다. 전국에서 우수한 선수를 지속해 선발, 육성한다. 클럽시스템이나 학원 축구에 숨은 실력자가 이 과정에서 새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정 감독도 "선수 선발 당시에 보이는 선수만 선발하는 것이 아니다. 투트랙으로 가야 한다. 지금 제 신장이 180cm인데 선수 시절에는 작았다. 작은 선수 중에도 기술이 좋은 선수가 있다. 이재성, 김진수가 그렇다. 연령별 대표팀에는 작았는데 지금은 우리나라 최고 수준 선수가 아닌가. 그런 선수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직언했다.

이어 "좋은 정책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 말로 끝날 것이 아니라 실천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국민, 정부 모두 하나로 뭉쳐 만들어야 한다. 축구로 인해 국민도 기뻐하고 하나 된다면 그런 것들을 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9년 16세 이하 대표팀 코치 시절 아시아 선수권 탈락의 쓴맛도 봤던 정 감독이다. 그는 "당시 태국에서 예선 탈락했다. 한국에 오기 싫어서 정말 고민했다. 당시가 트라우마도 남아 있다. 그냥 관둬야 하나 싶더라"고 회상했다.

믿음이 필요하다는 것이 정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당시 협회에서는 그냥 관두라고 하더라. 한 방에 가는구나 싶더라. 그래도 전임지도자는 유소년을 만드는 노하우가 있다. 대구FC 코치 시절을 빼면 계속 전임지도자였다. 지도자 육성에서 결과에 치우면 안 된다. 프로팀 감독, 단장님을 만나면 유스 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밀고 가라고 강조한다. 향후 상황을 꼭 내다보라고 한다"며 멀리 보기를 주문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