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다저스 리치 힐.
▲ 다저스타디움 더그아웃 바깥쪽부터는 안전그물이 없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파울 타구가 관중석으로 날아가는 걸 보면 잠깐 숨이 멎는다. 타구가 사람이 아닌 관중석에 맞길 바라게 된다."

LA 다저스 투수 리치 힐이 메이저리그 구장에 보호망 설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LA타임스는 21일(이하 한국 시간) '힐이 지난 19일 메이저리그 선수협회에 전화를 걸어 팬들의 안전을 위해 안전그물 설치를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고 보도했다. 

힐의 아내 캐슬린은 다저스 홈경기가 끝난 뒤에 늘 홈플레이트 뒤쪽으로 튀어 오르거나 가족석으로 향한 파울 타구가 몇 개인지 확인해서 힐에게 알린다. 

매체는 '힐은 마운드에 있을 때 파울볼이 관중석으로 빠르게 향하면 공이 어디로 떨어지는지 끝까지 지켜본다. 더그아웃에서 힐과 동료들은 라인드라이브가 관중석으로 향하면 양쪽 더그아웃 바깥쪽으로는 왜 보호망이 없는지 늘 의문을 품었다'고 설명했다. 

힐은 메이저리그 선수협에 전화를 걸어 보호망 확대 설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생명을 지키기 위한 투자다. 모두가 차에 탈 때는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나. 시대가 변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것들이 변했다. 누구도 이 제안을 언짢아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 8월 다저스타디움에서는 파울볼로 인명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79살이었던 린다 골드블룸은 경기를 관전하다 파울볼에 맞고 4일 뒤에 숨을 거뒀다. 올 시즌 초반에도 힐은 타격 훈련 시간을 지켜보던 한 소년의 귀 뒤로 파울볼이 날아가 맞은 걸 보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19일 시즌 내로 파울 폴이 있는 곳까지 안전 그물 설치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화이트삭스는 보호망 설치 확대를 발표한 메이저리그 첫 번째 구단이다.  다저스 대변인은 구단 계획을 언급하기 꺼려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다들 치명상은 물론이고 어떻게든 다치지 않고 자신을 지키려 하지 않나. 계속해서 팬들의 관람 시야와 안전 가운데 무얼 지키는 게 최선인지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다시는 파울볼 사고가 일어나는 걸 보고 싶진 않다"고 말했다. 

힐은 "한 명이라도 더 파울볼로 다치거나 사망에 이르는 불운이 발생하면 용납하기 힘들 것 같다. 팬들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우리가 경기장에서 플레이하는 걸 보며 즐기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다. 그리고 경기를 보면서 편안하고 안전하길 바랄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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