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프레지던트컵 최종 라운드에서 조지 H.W. 부시(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난 타이거 우즈.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안녕하세요. 타이거 우즈(44, 미국)입니다.

올 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복귀할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 기쁩니다. 하지만 프레지던츠컵이 1년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기분이 묘합니다.

이번 주는 녹슬었던 실력을 보완할 수 있어 매우 뿌듯한 시간이었습니다. 퍼트와 라인 계산에 살짝 어려움을 겪었지만 전반적으로 조금 나아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앞으로 제가 어떤 문제점을 보완할지, 또 어떤 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장애물이 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제 샷에 관한 이해도가 높아져 기분이 좋습니다.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첫두 라운드를 토니 피나우, 젠더 셔플레와 함께했습니다. 지난해 라이더 컵에서는 피나우와 연습 라운드를 함께하며 꽤 친해졌죠. 피나우는 골프 선수로서 또 팀원으로서 지녀야 할 모든 요소를 갖춘 훌륭한 골퍼라고 생각합니다.

셔플레는 미국 팀 멤버로서 오는 12월 멜버른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할 기회를 거의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WGC 대회에서 세계 1위 저스틴 로즈를 뛰어난 실력으로 추격한 바 있죠.

WGC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도 대단하지만 당시 상승세였던 로즈를 뛰어넘었다는 사실이 제겐 더 큰 인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후 셔플레는 눈부신 샷 감각으로 하와이에서도 우승을 차지했죠.

셔플레만큼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아마도 브라이슨 디섐보일 것입니다. 두바이에서 열린 한 대회에서 디섐보 우승 하이라이트 영상을 봤습니다. 그가 (미국이 아닌) 해외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는 사실을 매우 높게 평가합니다. 디섐보가 보여 주는 경기를 향한 태도와 열정에 다시 한번 감탄했습니다. 그는 남들과 다른 방식 플레이를 펼치지만 늘 배우려는 자세와 겸손한 마음을 지닌 선수입니다.

전 가끔 이 선수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제가 (아마추어) 골프 대회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습니다. 이들은 제가 전성기를 누릴 때쯤 막 골프를 시작했습니다. 잭 니클라우스와 다른 뛰어난 선배 골퍼가 전성기를 누릴 때 제가 막 골퍼로서 꿈을 키우던 것과 닮았다고 볼 수 있죠.

시간이 흘러 그런 대단한 선수와 대회에 나가 (같은 공간에서) 경쟁했던 사실도 똑같습니다. 자신이 우러러보던 대선배와 (훗날) 경쟁할 수 있다는 점은 골프를 더욱 특별한 스포츠로 만들어 주는 것 같습니다.

맷 쿠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쿠차는 올 시즌 벌써 2승을 거두며 빠르게 프레지던츠컵 순위를 올리고 있습니다. 그는 프레지던츠컵에 여러 차례 출전한 베테랑이며 팀 사기를 높여 주는 재미있는 선수이기도 합니다.

애덤 스콧과 마쓰야마 히데키, 제이슨 데이를 포함한 인터내셔널 팀 멤버도 지난주에 열린 토레피 파인스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어니 엘스가 이들을 잘 준비시키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난해 12월 호주 멜버른에 갔었습니다. 오랜만에 호주를 방문한 저는 멜버른 팬들과 로열멜버른골프클럽에 반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이틀간 수많은 호주 관광 명소에 들르며 여러 인터뷰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전체적으로 이번 대회가 어떻게 진행될지 파악할 수 있었죠.

샌드벨트 지역은 매우 훌륭한 월드 클래스 골프 코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제가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코스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양한 링크스 코스와 여러 샷 테크닉을 요구하는 점이 섞여 (코스가) 조화를 이뤘습니다. 아직 호주를 방문한 적 없는 젊은 골퍼는 감탄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맷 카미엔스키를 비롯한 PGA 투어 스태프는 호주에 있는 동안 저희를 굉장히 잘 보살펴 줬습니다. 이 점 또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지난해 플레이를 돌이켜보면 보완할 점이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일단 투어에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2017년 프레지던츠컵은 제 복귀에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해 줬습니다. 부단장으로서 그들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저에겐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매순간 제가 골프와 (경쟁이 있는) 토너먼트를 사랑하는 이유를 상기시켜 줬습니다.

이 대회를 경험하고 난 뒤 2019년 프레지던츠컵 미국 팀 주장을 맡기 위해 관계자에게 제가 먼저 연락을 취했습니다. 저는 팀원으로서 코스에 나갈 자격을 얻기 위해 제 모든 걸 쏟아 부을 겁니다. 오는 12월에 제가 다시 한번 미국 팀 일원이 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정리=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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