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 박주영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대구, 이성필 기자] "선수들이 잘 이겨냈다."

최근 '주멘'이라는 별명이 붙은 박주영(34, FC서울)에게 대구FC의 홈구장 DGB대구은행파크(이하 대팍)가 위치한 시민운동장은 어색하지 않은 곳이다.

박주영은 대구 반야월초-청구중-청구고를 거쳐 고려대에 진학했고 2005년 FC서울에 입단했다. 유소년 시절 시민운동장에서 많은 대회를 치른 경험이 있다. 익숙한 곳이 축구전용경기장 대팍으로 새롭게 태어났다는 것은 박주영에게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23일 대팍에서 대구와 '하나원큐 K리그1 2019' 17라운드를 치른 박주영은 다른 어느 경기보다 더 열정적으로 뛰었다. 원정의 강한 압박을 받았지만, 오히려 서울 팬들의 응원을 유도하는 등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하나 된 마음으로 움직인 덕분에 서울은 2-1로 승리했다. 박주영은 "대구에 오랜만에 왔다. 새 경기장에 왔는데 분위기가 좋은 것 같았다. 힘든 경기가 될 것 같았지만 선수들이 잘 이겨냈다"고 말했다.

어색하지 않은 장소라 마음이 한결 편안했다. 그는 "초,중, 고를 대구에서 나왔고 이곳에서 많은 경기를 했다. 낯설지 않다. 리모델링을 했지만, 항상 오던 길이라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대구는 대팍에서 치른 K리그 8경기에서 4승 4무로 무패를 달렸다. 서울이 이를 멈춰 세운 것이다. 박주영은 "K리그 팀들이 (대팍에서) 이기지 못해서 대구가 자신감에 차 있더라. 서울도 질 수 없는 경기였다. 차분하게 냉정하게 했다"며 대구의 열정에 찬물 붓기가 성공했다고 진단했다.

올해 대팍에서 두 번째로 많은 1만2천68명을 그러모은 대구다. 대구의 공격 시에는 열광적인 함성을 쏟아냈고 서울의 공격 시에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박주영도 분위기를 잘 느꼈다며 "경기에 나서기 전 분위기가 대구쪽으로 응원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서로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그래서 차분하고 냉정하게 하면 실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후반에 안정적으로 경기를 했고 이겨냈다"며 원정이라는 불리함을 극복했음을 강조했다.

경기 종료 직전 코너킥 기회에서 서울 팬들의 함성을 유도했던 박주영이다. 그는 "대다수의 관중이 대구 팬이더라. 그래도 서울의 수호신(=원정 팬 의미)이 많이 와서 호응을 유도하고 싶다. 승리로 보답했다"면 만족감을 나타냈다.

스포티비뉴스=대구,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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