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찬성은 '역전승 제조기'다. 전문가 펜대를 머쓱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정찬성(32, 코리안좀비MMA)은 명승부 제조기다. UFC 7경기에서 보너스 7개를 챙겼다.

가욋돈으로만 35만 달러(약 4억2000만 원)를 쥐었다.

별명 하나가 더 필요해 보인다. '역전승 제조기'다. 톱 독이 낯선 정찬성은 또다시 언더독 반란을 일으키며 전문가 펜대를 머쓱하게 했다. 

헤나토 모이카노(30, 브라질) 이전 정찬성이 일군 언더독 반란사(史)를 간략히 살펴봤다.

2011년 12월 11일(이하 한국 시간) 서막을 열었다. 정찬성은 당대 최강 타격가로 인정받았던 마크 호미닉(36. 캐나다)을 경기 시작 7초만에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적지 한복판에서 페더급 강자를 쓰러뜨렸다. 캐나다 토론토 에어캐나다센터에서 열린 UFC 140에서 정찬성은 공이 땡 울리자마자 강력한 오른손 훅을 호미닉 얼굴에 꽂았다.

호미닉이 비틀거리자 곧바로 전광석화 파운딩을 쏟아 냈다. 그대로 경기를 끝냈다.

자국 격투기 영웅이 허무하게 무너진 캐나다 팬들은 허탈해 했다.

호미닉은 직전 경기에서 타이틀전을 치른 컨텐더였다. 조제 알도(32, 브라질)와 5라운드를 꽉 채운 혈투 끝에 판정으로 졌다.

그래서 여러 스포츠 전문 베팅업체는 정찬성을 절대 열세에 놓았다. UFC 데뷔전에서 레너드 가르시아를 트위스터로 눕힌 인상적인 경기력은 인정하나 그 이상은 증명된 게 없다고 낮춰 평가했다.

그런 호미닉을 캐나다 원정에서 쓰러뜨렸다. 정찬성 주가가 치솟았다. 다크호스에서 타이틀전 자격을 갖춘 파이터로 입지가 상승했다.

▲ 정찬성(왼쪽)은 더스틴 포이리에를 쓰러뜨린 유일한 아시아 파이터다.
곧바로 이어진 더스틴 포이리에(30, 미국) 전은 백미였다. 2012년 5월 16일 미국 페어팩스에서 열린 UFC 온 FX 3에서 포이리에를 4라운드 1분 7초 다스 초크로 잠재웠다.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당시 포이리에는 옥타곤 4연승을 달리던 페더급 4위 강자였다.

게다가 정찬성은 대회 전 체중 감량에 어려움을 겪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호미닉을 7초 KO로 누른 게 운 아닌 실력었다는 걸 증명해야 하는 점도 부담이었다.

그러나 3라운드부터 체력적 우위를 보이더니 기어코 포이리에 탭을 받아 냈다. 곳곳에 도사린 불리를 딛고 쾌거를 맛봤다. 

UFC 3연승을 완성한 정찬성은 인터뷰에서 "아이 원트 조제 알도(I want Jose Aldo)"를 외쳤다. 한국 격투 팬들 사이에서 지금도 회자되는 명장면이 이때 나왔다.

▲ 3년 6개월 만에 복귀전에서 데니스 버뮤데즈(맨 왼쪽)에게 1라운드 TKO 승을 따낸 정찬성(맨 오른쪽).
2017년 2월 5일 또 한번 심장을 뜨겁게 했다.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04에서 데니스 버뮤데즈(32, 미국)를 1라운드 2분 49초 펀치 KO로 눕혔다.

삼중고를 뚫고 일궈 낸 승리였다. 어깨 수술과 군복무로 3년 6개월간 옥타곤을 떠나 있던 그였다. 긴 공백기와 재활 후유증, 원정 경기라는 독소가 퍼져 있었다.

그러나 정찬성은 무대 복귀를 '제대로' 신고했다. 당시 3연승을 노렸던 페더급 9위 버뮤데즈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실제 1라운드 초반 매서운 오른손 훅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후 흐름에서 밀렸다. 완급 조절이 필요했다. 정찬성은 근접전을 펼치려는 버뮤데즈를 떨어뜨려 거리를 유지했고 분위기를 추스렸다.

일발 역전을 이루게 한 건 어퍼컷이었다. 큼직하게 전진 스텝을 밟는 버뮤데즈 턱에 정확하게 짧은 어퍼컷을 적중시켰다.

그대로 다운된 버뮤데즈를 향해 파운딩을 이어 가자 레프리는 둘 사이 몸을 집어 넣었다. 전문가 예상을 또 한번 뒤집는 짜릿한 1라운드 역전승으로 건재를 알렸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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