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이저리그도 홈런 폭증으로 고민이 많다. 그런데 문제에 다가가는 방법은 한국과 조금 다르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올해 4월 메이저리그에서는 신기록이 나왔다. 4월 역대 최다인 1010개의 홈런이 쏟아졌다.

5월에도 신기록이 수립됐다. 1135개의 홈런으로 역대 월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6월이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경기당 평균 홈런은 5월(1.37개)을 넘는 1.42개다. 스테로이드 시대에도 이정도는 아니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경기당 2개 이상의 홈런을 허용하는 불명예 기록을 쓸 기세다. 미네소타 트윈스는 역대 최초로 300홈런을 넘길 수도 있다. 지금 추세라면 311홈런으로 시즌을 마친다. 역대 최다 기록은 267개였다.

미국 디애슬레틱 제이슨 스타크 기자가 몇가지 가설을 내놨다. 방망이의 발전, 발사각의 증가, 뜬공 비율의 변화, 평균 구속, 전략의 발달 등 여러 요소를 검토했으나 확실한 이유를 찾지는 못했다. 방망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었다. 평균 발사각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정작 뜬공 비율은 3년 전에 비해 1%도 오르지 않았다.

▲ 메이저리그 공인구.
결국 시선이 가는 곳은 공이다. 이미 같은 매체의 켄 로젠탈 기자가 칼럼에서 공인구 규격에 손을 대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타크 기자의 결론은 조금 달랐다.

스타크 기자는 "야구공 크기, 표면과 실의 소재, 색상과 코어의 규격까지 엄격한 규칙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 "항력 계수를 제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썼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해 조사위원회를 꾸려 공인구와 홈런 증가의 상관 관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홈런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요소는 반발계수가 아니라 공기저항, 항력이었다.

KBO리그도 현실은 다르지 않다. 1, 2차 반발계수 검사 결과 8개 샘플 가운데 새 상한선(0.4234)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경우는 2타였다. 그런데 지난해 검사 결과보다 낮은 수치를 나타낸 샘플은 2타에 불과했다. 극적인 홈런 감소가 반발계수의 영향이 아닌 다른 이유에서 왔다는 추론이 더 합리적이다.

스타크 기자는 "규칙에 있는 모든 규격이 그대로다. 공이 커지지도 더 무거워지지도 않았다. 재료도 같다. 그런데 더 멀리 날아간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며 홈런 증가를 단순히 공의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는 의견을 냈다. 

섣부른 결론을 내기보다 '아직 모른다'며 정확한 답을 기다리는 태도다. 그런데 한국은 덜컥 공부터 바꿨다. 결론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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