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알라딘' 포스터 및 스틸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유례 없는 흥행 매직이다. 영화 '알라딘'이 개봉 5주차 주말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위협하며 막강 관객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24일 영진위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1~23일 주말 3일간 '알라딘'이 모은 관객수는 총 95만1513명. '알라딘'은 지난달 23일 개봉 이후 개봉 5주차를 맞이했다. 꾸준한 관객몰이와 함께 누적 관객은 679만9750명에 이르렀다.

디즈니에 따르면 100만 가까운 5주차 주말 성적은 한국 개봉영화 역대 최고의 성적. 개봉 5주차 일 관객수 40만 명 돌파 역시 이전에 없던 기록이다. 1000만 가까운 관객을 모은 '역주행의 아이콘' '보헤미안 랩소디'(2018)의 5주차 주말 기록은 62만명이었다.

'알라딘'은 1993년 첫 선을 보인 디즈니의 인기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원작. '말레피센트', '신데렐라', '정글북', '미녀와 야수', '덤보'에 이은 이른바 '디즈니 라이브 액션'의 6번째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의 상상력은 흠잡을 수 없는 실사영화로 스크린에 옮겨졌다. 애니메이션 실사화를 거듭하며 자신감이 붙은 디즈니는 원작 애니의 향수를 제대로 살리는 한편 새로운 시대를 반영하는데 중점을 뒀다.

마법의 양탄자를 탄 두 주인공, 알라딘과 자스민 공주가 부르는 'A Whole New World'는 여전히 벅차며, 윌 스미스가 맡은 지니의 넘버들 또한 여전히 흥겹다. 변화가 돋보이는 쪽은 여주인공 자스민 공주. 정략결혼에 반발해 궁을 뛰쳐나갔던 공주는 여성 술탄을 꿈꾸는 리더로 한 발을 더 나간다. 인도계 가수 겸 배우 나오미 스콧은 원작에 없던 새로운 노래 'Speechless'를 부르며 더는 침묵하지 않겠다고 외친다.

▲ 영화 '알라딘' 포스터 및 스틸
개봉시기도 절묘했다. '알라딘'은 개봉과 함께 손쉽게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으나,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의 화제성과 높은 작품성을 앞세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밀려 1위를 뺐겼다. 그러나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전체관람가 판타지 영화와 비틀힌 현실을 곱씹는 봉준호 감독의 우화는 전혀 다른 재미로 관객에게 어필했다. 개봉과 함께 '기생충'에 밀렸던 '알라딘'은 6월 초 연휴를 맞아 극장으로 몰려나온 가족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극장가의 흐름을 바꿔버렸다.

'알라딘'을 선보인 디즈니는 개봉 이후 공격적인 '흥바람' 입소문 마케팅을 펼쳤다. 홍보를 맡은 호호호비치는 "영화 속 대사처럼 2인자에서 1인자로 거듭날 수 있는 작품의 영화적 힘을 믿고 성인 타깃 집중 마케팅과 홍보를 집행했다. 클래식과 음악이 지닌 잠재력을 박정현/존박 버전을 통해 쉽고 새롭게 전달하고 개봉 후 입소문과 함께 소셜 컨텐츠로 영화의 엔터테인먼트 적인 측면을 지속적으로 부각시켰다"고 설명했다.

전략은 주효했다. 입소문을 타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친숙하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어필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7080은 추억의 영화를 보기 위해 자녀들과 친구들과 극장을 찾았고, 20대 30대 관객들은 실사영화의 매력에 푹 빠졌다. 원작부터 강력한 흡인력을 발휘했던 OST 넘버들이 회자됐다. 한국화에도 힘썼다. 가수 박정현, 존박이 히트 넘버들을 소화했고, 더빙판에선 뮤지컬 배우로 널리 사랑받는 정성화가 지니 목소리를 연기하며 친근함을 더했다. 더빙판이 모은 관객만 100만 가까이 된다.

▲ 영화 '알라딘' 포스터 및 스틸
4DX로 대표되는 특별관의 힘은 '알라딘' 흥행에서 주목할만한 요소다. 움직이는 의자와 다양한 환경효과로 영화관에서의 극장 관람을 '체험' 영역으로 바꿔놓는 4DX의 저력은 흥겨운 판타지 '알라딘'과 맞아떨어졌다. 주제가 ''A Whole New World'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이어지는 마법의 양탄자 '매직 카펫 라이딩'은 2030을 흥분하게 한 포인트. 일명 '댄스어롱' 시사회는 극장의 '텐션'을 더욱 높였다.

'알라딘'은 뜨거운 입소문 속에 지난 21일 4DX로만 40만 관객을 돌파, 역대 2위에 올랐다. 역대 1~5위가 모두 '천만영화'임을 감안하면 '알라딘'의 4DX 열풍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극장 관계자는 "이번만큼 4DX가 영화 흥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적이 있을까 싶다"며 "입소문을 타고 특정 관객층이 몰렸고, 특별관에 대한 높은 만족도에 힘입어 시간이 지나며 흥행에 제대로 불이 붙었다. 쏠림 현상이 심한 관객 트렌드도 한 몫을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알라딘'의 흥행과 맞물려 오는 7월 17일 개봉하는 디즈니의 또다른 라이브 액션 '라이언킹'에 대한 기대감이 함께 상승해 또한 귀추가 주목된다. 1994년 나온 원작 애니메이션부터 북미를 물론 전세계를 강타했던 '라이언킹'은 이미 1000만을 돌파한 '어벤져스:엔드게임'과 함께 2019년 디즈니 기대작 투톱으로 꼽혔다. 지칠 줄 모르는 '알라딘'의 흥행바람 속에 막강한 디즈니의 기세가 여름까지 이어지게 될지, 영화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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