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스트. 곽혜미 기자 khm@spotvnews.co.kr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BJ 감스트(본명 김인직)의 성희롱 논란이 인터넷을 달군지 1주일이 되어간다. 축구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인기를 모으며 지상파에도 입성한 감스트는 지난 19일 새벽 인터넷 방송 성희롱 논란에 휘말렸다. 이른바 '나락즈'를 결성한 BJ 외질혜, NS남순과 아프리카TV 인터넷 방송을 하던 중 모 여성BJ를 거론하며 부적절한 언사를 했다. 여지없는 성희롱 발언은 꽤 큰 논란이 됐다. 그 당사자가 다름아닌 감스트이기 때문이다.

표현의 자유 수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인터넷 방송에서 인터넷 BJ가 문제성 발언을 일삼는 게 어제오늘의 일이랴. 하지만 감스트는 그저그런 인터넷 BJ가 아니다. 그런, 현재의 감스트를 만든 주역이 MBC다. 아프리카TV, 유튜브 등에서 활동해 온 BJ 감스트는 축구 콘텐츠를 내세운 대표 인기 크리에이터였고, 변화를 고심하던 MBC는 그를 과감하게 지상파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6월 2018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감스트를 홍보대사 및 디지털 해설 담당으로 위촉한 게 시작이었다. 네티즌 눈높이 해설이나 흥분과 긴장이 함께하는 중계 스타일은 강렬하지만, 인터넷 방송 중 부적절한 언사를 두고 우려하는 이도 많았다. MBC도, 감스트도 정면돌파를 택했다.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그는 부정적인 시선을 알고 있다면서도 "(발탁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라스' 제작진의 손길로 다듬어 전파를 탄 감스트의 입심은 곧 화제가 됐다. MBC는 제대로 힘을 실어줬다. 그는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디지털 해설을 했다. 예능에서도 활약했다. 1회성 게스트에 그치지 않고 아예 정규 예능 '진짜사나이 300'에 고정으로 출연했다. 그해 연말엔 MBC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예능 샛별에게 주는 버라이어티 부문 남자 신인상을 강다니엘과 공동 수상했다. 

'MBC의 아들'이란 표현이 더이상 농담이 아니었다. 높은 화제성에 힘입어 감스트는 MBC 외에 다른 케이블, 디지털 방송에 진출했고, 지난해부터는 K리그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 MBC의 감스트 사랑도 여전해서, 새 예능 '호구의 연예'의 디지털 콘텐츠를 맡겼고, 지난 3월 26일에는 객원이지만 한국 대 콜롬비아 A매치 생중계 해설을 맡았다. 지상파 축구해설 데뷔였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인, 지상파 축구 해설자에게 요구하는 기준과 책임은 인터넷 방송과 엄연히 다르다. 새로운 예능인의 탄생을 한 발 물러서 지켜봤던 시청자들은 TV 해설자로는 아쉬움이 큰 발음, 목소리, 태도 등을 지적했다. 인종차별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발언이나 무례한 언사도 아쉬웠다. 감스트는 "앞으로 해설은 인터넷 방송에서만 할 생각"이라며 사과했다. 당시 중계 5일 전에야 감스트를 섭외했다는 MBC는 자질이 부족한 해설자를 세웠다는 비판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대신 다음달인 4월 '스포츠 매거진'에 감스트의 고정 코너를 선보였다. 들끓던 여론은 어느새 식었고 이 소식은 크게 알려지지도 주목받지도 않았다. 

그러다 성희롱 논란이 터졌다. 순애보적이기까지 한 MBC의 지극한 애정 표현에도, 감스트는 제 발로 복을 찼다. 이번 성희롱 파문으로 K리그 홍보대사를 사실상 계속하기 어렵게 됐고, 파문 다음날인 20일 MBC '스포츠 매거진' 녹화에서도 빠졌다. "멘탈이 터졌다"던 감스트가 또다시 사과 영상을 게재하고 "반성의 시간을 가지면서 진심을 다해 반성하고, 부족하겠지만 앞으로 진심어린 사과가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고개 숙였지만, 채널이 달라졌다고 태연히 성희롱 게임을 하는 BJ를 지상파에서 다시 보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의아한 건 MBC의 침묵이다. 배신당한 순애보가 황망하더라도, 들끓던 여론이 어느새 식을 게 분명하더라도, 짚을 건 짚어야 한다. '스포츠매거진'은 감스트 하차를 "논의중"이란 짧은 답변 이후 이렇다할 조처나 언급이 없다. 1주일이 다 되어간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