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천영화제 개막식에 참석한 김혜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부천, 장진리 기자] 김혜수가 부천영화제와 함께 33년 배우 인생을 돌아봤다. 

김혜수는 28일 오후 경기도 부천 고려호텔에서 열린 제2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 특별전 '매혹, 김혜수' 기자회견에서 "배우의 다양성, 성별을 넘어서는 존재감을 선사하는 배역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부천영화제는 2017년을 시작으로 지금의 한국영화를 있게 한 배우의 모든 것을 통해 한국영화의 현재를 돌아보는 특별전을 마련해왔다. 2017년에는 전도연, 2018년에는 정우성의 특별전이 열렸고, 올해는 김혜수가 특별전의 주인공으로 선정됐다.

김혜수는 영화 '깜보'로 스크린에 데뷔, 같은 해 신인상을 받으며 충무로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다. 이후 이명세 감독의 영화 '첫사랑'(1993)에서부터 최신작인 '국가부도의 날'(2018)까지 출연하는 영화마다 변신을 거듭하며 한국영화계의 최전선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는 배우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김혜수를 특별전 주인공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제가 영화를 해오면서 가장 아쉬운 것은 김혜수와 일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며 "보통 배우들에게는 블랙홀이 하나씩 있다. 대중의 마음을 확 빨아들여서 녹이는 블랙홀들이 하나씩 있다"라고 운을 뗐다. 

신 위원장은 "블랙홀이 하나 정도 잘 존재하면 큰 배우가 되는데, 김혜수는 블랙홀이 두 개인 배우다. 하나는 '마성'이라는 블랙홀, 하나는 '순수'라는 블랙홀이다. 두개의 블랙홀 때문에 끊임없이 변신하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 이런 배우를 부천영화제 특별전에 모시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김혜수를 '매혹'이라는 이름의 특별전 주인공으로 초대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김혜수는 33년간 대한민국 영화계를 이끌어 온 충무로의 대표 배우다. 김혜수는 "특별전을 준비하면서 지금까지 제 삶에서 정말 많은 시간, 부분들을 영화와 함께 해왔고, 그안에서 제가 성장해 왔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됐다. 그동안 제가 지내왔던 시간들을 차분히 되짚어 보는 여유를 갖지 못했었는데, 이번 특별전은 제가 지난 궤적들을 찬찬히 돌아보고 복기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이번 특별전의 의미를 짚었다. 

▲ 김혜수 특별전 포스터. 제공|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이번 특별전으로 앞으로 배우로 살아가는데 필요한 큰 힘과 용기를 얻었다는 김혜수는 "부천에서 큰 용기와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 영화와 한 걸음씩 성장해 왔듯이 앞으로 영화와 해나갈 새로운 도전과 모험, 그 속에서 오늘 이 자리 이 시간이 큰 용기와 응원이 되어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여러분께서도 특별전을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혜수는 맡는 캐릭터마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배우로 평가된다. 금융 전문가, 조직의 보스 등 보통 남성 배우들에게 '허락'되는 캐릭터를 스크린에 펼쳐내온 김혜수는 "최근 10년간 그런 역할을 많이 맡았던 것 같은데, 사회적인 요청, 영화계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운이 좋게 그런 기회들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남녀의 기준을 두고 영화계에서 캐릭터의 다양성, 비중에 대한 담론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김혜수는 "오래 전부터 내부적으로 많은 고민이 이뤄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밖으로 보여지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며 "그럼에도 그런 시도들이 가치있게, 당연하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꿈꾸고 있다. 배우로서 다양성, 성별을 넘어서는 존재감을 관객들에게 선사할 수 있는 배역이라면 최선을 다해 도전해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국영화는 김혜수와 함께 어느새 10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를 맞았다. 김혜수는 "구체적인 어떤 것들을 욕망하기에 앞서, 제대로 맞이하기 위한 준비과정을 함께 할 수 있는 구성원들을 찾아내야 한다"며 "우리 영화가 다양하게 변화를 해왔고, 비약적인 성과가 있었던 시기도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대형 상영관, 기업화된 영화 구조 때문에 좀 더 스케일이 큰 영화를 관객들이 많이 접할 수 있게 됐다. 그러다보니 반대 급부에 있는 작은 영화, 소수의 취향을 존중하는 영화들이 묻히게 되는 경향들이 있다. 수가 줄어들었다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에 대해서 영화 관계자들과 관객들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자신의 바람을 전했다. 

김혜수의 특별전은 '매혹, 김혜수'라는 이름으로 열린다. '타짜'(2006), '이층의 악당'(2010), '차이나타운'(2015), '국가부도의 날'(2018)까지 김혜수의 캐릭터가 돋보이는 10편의 대표작들이 관객들을 만난다. 김혜수는 관객들과 직접 만나 작품과 연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할 예정이다.

김혜수의 특별전 '매혹, 김혜수'는 오는 7월 7일까지 부천영화제 기간 동안 열린다.

스포티비뉴스=부천, 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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