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라이부르크 공식 홈페이지가 촬영한 권창훈 입단 사진

| 권창훈 프라이부르크행 막전막후, 입대 앞뒀으나 중동 40억 연봉 거절
| "중동 제안 왜 전하느냐, 최고의 축구 더 경험하고파"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프라이부르크 이적을 확정한 국가 대표 미드필더 권창훈(25)을 원한 팀은 하나가 아니었다. 독일과 프랑스의 상위권 팀도 권창훈을 원했다. 중동(서아시아)와 중국의 거액 제안도 있었다. 

권창훈의 행선지는 그가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에서 동메달 이상의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2년 뒤 군대를 가야하는 상황까지 이해한 프라이부르크였다. 남은 2년 간 권창훈은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스포티비뉴스의 취재에 의하면 중동과 중국의 제안을 에이전트로부터 접한 권창훈의 반응은 버럭 화를 낸 것이었다. 에이전트에게 "그런 이야기를 왜 전하느냐"고 따져물은 권창훈은 "나는 최고 수준의 축구를 더 경험하고 싶다"며 제안 자체를 듣지도 않았다.

■ 중동-중국서 4~5배 넘는 연봉 제시에도 유럽 원한 권창훈
■ 프랑스 빅클럽-독일 상위 클럽도 원했지만 군 문제가 걸림돌
■ 프라이부르크, 2년 뒤 군대 가더라도 영입 원해

권창훈은 당초 수원 삼성을 떠나 디종으로 이적하던 2017년 당시에도 중국과 서아시아 클럽의 거액 제안을 받았다. 디종에서 제시한 연봉의 4배 이상을 제시한 팀들이 있었으나 유럽을 택했다.

2년 간 디종에서 활약하며 더 높은 수준의 선수로 성장한 권창훈을 향한 중국과 중동의 제안 금액은 더 커졌다.

권창훈의 에이전트사 월스포츠 측으로 중국과 거래하는 한국 에이전트들이 연락을 취해오기도 했다. AFC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팀, 참가가 유력한 중국의 큰 팀들이 권창훈을 원하는 데 권창훈이 아예 이야기를 듣지도 않는다는 게 사실인지 확인하는 문의가 빗발쳤다.

권창훈은 중국의 제안을 듣지도 않았다. 그나마 서아시아 클럽의 제안이 구체적으로 이어진 이유는 디종에서 뛰던 권창훈의 동료가 서아시아 지역으로 떠나며 주선했고, 프랑스 리그에서 서아시아 리그로 옮기는 거래가 빈번해 서아시아 빅클럽들이 계속해서 연락을 해왔기 때문이다.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권에 있는 서아시아 최상위권 클럽은 권창훈에게 세후 연봉으로 40억 원 이상의 제안을 했다. 권창훈이 협상에 임했다면 50억 원 이상으로 최종 계약이 가능했을 정도로 적극성을 보였다. 

하지만 권창훈은 단 한번도 협상 테이블에 앉지 않았다. 군대에 가게 되더라도 남은 2년간 유럽에서 최고 수준의 축구를 하고 싶다는 것이 권창훈의 의지였다.

권창훈은 디종에서 이미 기량을 검증해 프랑스 빅클럽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2년 뒤 군대에 가야한다는 상황으로 인해 디종이 원하는 수준의 이적료를 맞춰주지 못했다. 독일의 또 다른 빅클럽도 마찬가지였다. 

▲ 권창훈은 디종에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다 ⓒ디종FCO


■ 디종 회장 잔류 요청에 "새로운 도전 하고파"
■ 중국 제안 듣지 않은 권창훈, 중동 제안 전하자 "왜 말하느냐"
■ 프라이부르크 팀 내 최고 연봉, 중동 제안이 몇 배 더 높았다

수원 삼성 시절부터 권창훈을 원한 프라이부르크가 적극적이었다. 권창훈이 디종으로 이적한 뒤에도 프라이부르크는 크리스티안 슈트라이히 감독의 요청으로 인해 권창훈의 성장세를 계속 지켜봤다. 지난 해 여름 아킬레스건 부상이 발생했음에도 영입을 타진하기도 했다.

디종은 회장이 나서서 권창훈에게 남아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권창훈은 프라이부르크의 구애에 흡족한 것은 물론, 새로운 도전과 새로운 경험을 위해 분데스리가 진출을 택했다. 프라이부르크는 2년 뒤 권창훈을 군대에 보낼 경우 이적료 회수가 불가능할 수 있는 상황에도 300만 유로 이상의 이적료를 지불했고, 권창훈에게 팀 내 최고 연봉 조건을 맞춰줬다.

프라이부르크가 큰 팀은 아니다. 팀 내 최고 연봉이지만, 서아시아 클럽이 제시한 40~50억 원의 연봉 조건과 비교하면 몇 배 이상 적다. 권창훈은 연봉이 얼마나 높은 지보다 자신이 어떤 무대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발전하는지를 더 중시했다. 권창훈의 이적 거래를 진행한 월스포츠 측에서도 의아할 정도로 중동과 중국의 제안을 철저히 배제했다. 권창훈의 부모 역시 이러한 거액 제안에 미동하지 않았다.

프라이부르크는 권창훈이 도쿄 올림픽에 참가할 경우 차출을 협조할 예정이다. 권창훈이 동메달 이상의 성과로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하게 될 경우 계약을 연장하고, 디종 측에 추가 이적료를 지불하는 옵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프라이부르크는 수원 시절부터 권창훈을 원했다 ⓒ곽혜미 기자


■ 정우영 보다 먼저 추진된 권창훈 영입
■ 등번호 28번 단 이유도 영입 과정 늦어졌기 때문
■ 권창훈 열렬히 원한 슈트라이히 감독, 2019-20시즌 에이스로 낙점

권창훈은 바이에른 뮌헨 유소년 팀에서 성장해 프로 1군에 데뷔한 정우영과 함께 프라이부르크에서 뛴다. 발표는 정우영이 먼저 됐지만 영입 추진은 권창훈이 먼저였다. 군 문제로 인한 정리 과정이 길었고, 시즌 최종전 입은 목 부상으로 메디컬 테스트 일정이 밀리면서 정우영 영입이 먼저 발표된 것이다.

프라이부르크는 권창훈을 2019-20시즌 공격 중심으로 삼고 운영할 계획이다. 당초 플로리안 니더레흐너가 떠나며 빈 등번호 7번을 달 것이 유력했던 권창훈은 영입 과정이 늦어져 28번을 달았다. 먼저 영입된 선수가 7번을 택했다.

프라이부르크는 슈트라이히 감독의 방침상 등번호 10번을 아예 비워두는 팀이다. 앞 자리 번호는 이미 달고 있는 선수가 있어 권창훈은 부득이 뒷 번호를 달았다.

번호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2년 뒤 군 입대 위험에도 팀 내 최고 대우를 제시한 프라이부르크의 선택이 권창훈에 대한 생각을 반영한다. 권창훈은 그대로 프라이부르크에서 프리시즌 일정을 시작하고 2019-20시즌을 위한 몸 만들기에 나선다. 

2년 뒤 군대에 가야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도 큰 돈을 벌 기회를 마다하고 유럽 무대에서 도전을 택한 권창훈의 여정이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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