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원준이 프로 데뷔 12년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 KPGA
[스포티비뉴스=경남 양산, 박대현 기자] 12년 만에 정상을 밟았다. 호주 교포 이원준(34)이 프로 데뷔 첫 승을 거뒀다.

이원준은 30일 경남 양산 에이원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선수권대회(총상금 9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더블 보기 1개와 보기 2개, 버디 3개를 묶어 1오버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65타로 서형석(22, 신한금융그룹)과 연장에 들어간 이원준은 연장 첫 번째 홀에서 극적인 버디를 잡고 커리어 첫 승을 신고했다.

나흘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1라운드부터 리더 보드 최상단을 지킨 이원준은 2013년 김형태 이후 6년 만에 이 대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뤘다.

우승을 차지한 이원준은 상금 2억 원과 제네시스 G70 차량을 받는다. 여기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출전권도 얻었다. 오는 10월 제주에서 열리는 PGA 투어 'THE CJ CUP'에 나갈 수 있다.

3라운드까지 16언더파 194타로 단독 선두를 달렸다. 공동 2위 그룹을 5타 차로 멀찌감치 따돌렸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치명적인 샷 실수만 없다면 무난한 우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프로 첫 승 신고는 쉽지 않았다. 첫 4개 홀을 모두 파로 막은 이원준은 5번홀에서 더블 보기를 범했다.

순식간에 1타 차로 바짝 쫓겼다. 전준형과 서형석이 나란히 2타를 줄여 넉넉했던 스코어 차가 쪼그라들었다.

라운드 전반 막판에 반등 계기를 만들었다. 8, 9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뽑아 다시 차이를 벌렸다.

11번홀에서도 1타를 줄인 이원준은 12번홀도 파 세이브를 거둬 2위 그룹과 3타 차 선두를 지켰다.

흐름이 조금씩 이원준에게로 향했다.

▲ 서형석이 연장 혈전 끝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선수권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뒀다. ⓒ KPGA
13번홀에서 그러나 일격을 맞았다. 1m도 안 되는 짧은 거리 파 퍼트를 놓쳤다. 갤러리 탄식이 필드를 메웠다.

이원준도 짧게 고개를 저었다. 이내 마인드 콘트롤에 나서긴 했으나 그만큼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미스였다.

전준형 서형석이 다시 한 번 추격 고삐를 당겼다.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집념이 느껴졌다.

서형석은 13, 14번홀에서 연속 버디로, 전준형은 12, 14번홀 버디로 이원준에게 1타 차로 다가섰다.

전준형이 먼저 탈락했다. 15번홀 보기로 우승 다툼에서 멀어졌다.

이원준과 서형석 양자대결로 굳어진 마지막 승부가 쫄깃했다. 16번홀에서 이원준 버디 퍼트가 종이 한 장 차이로 구멍 바로 앞서 멈췄다.

"조금만 기다려보라" "깃발 빼면 들어간다" 목소리가 갤러리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이원준도 허탈해서 웃었다.

서형석은 침착했다. 이어진 파 퍼트 상황에서 차분하게 홀 안에 공을 집어 넣었다. 챔피언 퍼트에 비견될 만큼 중요한 쇼트 게임에서 타수를 지켰다. 우열이 좀체 가려지질 않았다.

이원준이 17번홀에서 통한의 보기를 기록했다. 중간합계 15언더파로 서형석과 동타를 이뤘다. 끝까지 승패가 안갯속이었다.

한 개 홀 남겨놓고 공동 선두. 운명의 18번홀에서 둘 모두 거짓말처럼 티샷이 크게 엇나갔다.

서형석은 왼쪽으로 휘어 갤러리쪽 러프에 빠졌고 이원준 첫 샷은 오른쪽으로 크게 휘어 해저드와 필드 사이에 걸쳤다.

그러나 둘 모두 깔끔하게 파로 막아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끝까지 관중 시선을 잡아챘다.

결국 이원준이 웃었다. 18번홀에서 진행된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서형석은 파, 이원준은 버디를 잡으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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