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우 ⓒ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3, 한국체대)에 밀려 만년 국내 2인자에 머물렀던 권순우(22, 당진시청, 세계 랭킹 126위)가 그랜드슬램 대회 본선 무대에 오른다.

권순우는 1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 로햄튼 올잉글랜드클럽 18번 코트에서 열리는 윔블던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세계 랭킹 9위 카렌 하차노프(러시아)를 만난다.

권순우는 올해 첫 그랜드슬램 대회인 호주 오픈 예선에 출전했지만 1회전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3월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일본 게이오 챌린저와 서울 오픈 챌린저에서 우승했다.

정현은 올해 부상으로 그랜드슬램 대회는 물론 남자 프로 테니스(ATP) 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정현이 계속 코트에 서지 못하는 상황에서 권순우는 한국 테니스의 자존심을 살렸다.

챌린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은 권순우는 윔블던 예선에서 3승을 거두며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정현이 2015년 윔블던 본선에 출전한 이후 한국 선수로는 4년 만에 이룬 쾌거다.

잔디 코트에서 열리는 윔블던에서 권순우는 두 번째 그랜드슬램 무대에 도전한다. 그는 지난해 호주오픈 본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1회전의 벽을 넘지 못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이번 윔블던에서 권순우는 1회전부터 강자를 만난다. 세계 랭킹 9위 하차노프는 23살의 젊은 선수로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세계 랭킹 5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 세계 랭킹 6위)와 더불어 세계 남자 테니스의 미래를 이끌어갈 기대주로 꼽힌다.

카차노프는 이번 대회 다크호스로 평가 받는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권순우가 카차노프에 밀리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권순우가 예선에서 거둔 3승의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권순우와 카차노프가 펼치는 1회전은 한국 시간으로 1일 저녁 9시 쯤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18번 코트 첫 경기는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 세계 랭킹 8위)와 다리아 가브릴로바(호주, 세계 랭킹 74위)가 펼치는 여자 단식 1회전이다. 이 경기가 끝난 뒤에는 권순우의 윔블던 본선 데뷔전이 진행된다.

하차노프의 그랜드슬램 대회 최고 성적인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거둔 8강이다. 지난해 11월 카차노프는 롤렉스 파리 마스터스에서 '무결점'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 랭킹 1위)의 22연승을 저지했다. ATP 투어에서 통산 4승을 거둔 카차노프는 지난해에만 3번 우승하며 강자들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만약 1회전에서 권순우가 이길 경우 2007년 이형택(43) 이후 12년 만에 윔블던 본선에서 승리한 한국 선수가 된다.

한편 조코비치와 라파엘 나달(스페인, 세계 랭킹 2위) 로저 페더러(스위스, 세계 랭킹 3위)도 이번 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이들 가운데 조코비치는 1일 필립 콜슈라이버(독일, 세계 랭킹 57위)와 1회전을 치른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