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정동하. 제공ㅣ뮤직원컴퍼니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정동하는 끊임없이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가수다. 그 결과 공연에서도, 가요 예능에서도, 뮤지컬에서도 탄탄한 입지를 다지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KBS '불후의 명곡' 최다 트로피 보유자이기도 한 정동하는 최근 뮤지컬 '투란도트'의 칼라프 왕자 역을 맡아 공연에 나서며 하반기도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올해로 데뷔 14주년을 맞은 정동하가 느끼는 가수로서의 목표와 꿈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뮤지컬 '투란도트'에서 칼라프 왕자 역을 맡게 됐다. 정동하표 칼라프의 매력은?

"칼라프는 멋진 사람이다. 정이 많고, 도전 정신이 강하다. 물론 금방 사람에 빠지는 사람인 건 확실하다. 내용 전개가 급작스럽기 때문에 제가 조금씩 납득이 가능한 설정을 만들어내곤 한다. 처음엔 이해하기 힘든 캐릭터였지만, 이런 식으로 점차 이해하고 만들어가는 중이다. '투란도트'에서는 다른 작품과는 달리 굉장히 '상남자' 스타일인 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왕자지만 장군, 리더 느낌이 난다. 아주 강한 남자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다."

-가수로서의 무대와 뮤지컬 배우로서의 무대에서 느끼는 차이점은?

"가수로서 노래할 때는 관객들과 연결이 되어 있고, 뮤지컬을 할 때는 사실 무대 안에서의 세상이다. 어떤 캐릭터는 관객들과 에너지가 연결되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극 안에 꾸려진 세상에서 완벽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뮤지컬 배우로서 꼭 해보고 싶은 작품이 있다면?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은 '노트르담 드 파리'다. 근데 처음에 하게 돼서 원하던 건 이뤘다. 오디션도 아직 안 보긴 했지만 '레미제라블'은 언젠가 한 번은 도전하고 싶다. '지킬 앤 하이드'는 음악이 좋아서 한 번 해보고 싶다. 배우로서의 목표는 꾸준히 1년에 1~2작품을 하면서 관객분들과 만나는 것이다.

-'불후의 명곡' 최다 트로피 보유자다. 우승 비결이 있나?

"하다보니 감사하게도 좋은 결과가 있었다. 물론 무대의 훌륭함이 결과로 이어지진 않는다. 많은 요소가 작용하는데, 초반엔 분석을 해보려 했지만, 변수가 워낙 많다. 다른 것보다는 이 곡이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지와 어떤 이유에서 사랑받았는지를 파악하고 그걸 받아들이고 소화해서 의미를 전달하려는 것이다. 멋있게 보이려고하면 안 되고, 내가 느낀 이 노래의 감동을 그대로 전달하려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 가수 정동하. 제공ㅣ뮤직원컴퍼니

-'불후의 명곡' 덕분에 이제 편곡이 필요한 경연 무대는 노하우가 쌓여서 오히려 쉽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쉽지 않고 더 어렵다. 제 나름대로의 교과서적인 흐름이 있는데 계속 하면 지겹다. 그걸 피하려고 새로운 걸 하려고 한다. 이번에도 신선한 느낌을 주기 위해 아이돌 노래를 하기도 했다. 신선함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심지어는 이제 경연에서 할 만한 노래가 없다. 이제는 승패를 신경쓰지 않고 '감사하게도 또 불러주셨으니 어떻게 하면 식상하지 않은 무대를 보여드릴까'를 생각한다."

-공을 들였지만 우승하지 못해 아쉬운 무대가 있었나?

"지금도 계속 부르고 있는 임재범 선배의 '비상'이라는 곡이다. 어린 시절에 힘이 됐던 곡인데, 가수 지망생으로 외롭게 혼자 연습을 할 때 그 노래가 저에게 '외로운 게 맞아. 그 길을 너 혼자만 걷는 게 아니야. 나도 내 세계에 빠져있어'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저에게 너무 깊은 의미가 있는 노래였고, 객석 반응도 좋았지만 우승은 못했다. 그 노래가 기억에 남는다."

-'불후의 명곡' 무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바람 바람 바람'이란 노래를 할 때다. 모든 것이 좋았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분부터 날씨도 좋고, 리허설도 잘하고 무대도 잘 됐다. 근데 그날 무대 위에서 너무 흥겨운 나머지 '뛰어' 해서 뛰었는데, 저 혼자 뛰고 아무도 안 뛰었다.(웃음) 너무나 좋은 날이었는데 아무도 안 뛰어서 상처로 남았다. 왜 안 뛰셨는지 모르겠다. 저 혼자 뛰는 상태로 방송에 나갔다."

-선배들에게 받은 피드백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바람이려오'라는 곡인데, 가사를 보시면 '이 밤을 지키는 나는 바람이려오'라는 부분이 있다. 밤을 지키는 수호자 같아서 무대에서 격투 신을 연출했다. 나중에 이용 선배님을 마주칠 일이 있었는데 '밤의 수호자 맞죠?'라고 하니 '아닌데? 그거 자연에 대한 이여긴데?'하셔서 굉장히 충격 받았던 기억이 있다.(폭소) 그 외에는 조용필 선배님이 '너무 멋있었다'고 말해주신 것이 기억에 남는다."

-나중에 '불후의 명곡'에 전설로 나오게 된다면 어떨까.

"제가 나오고 싶다는 꿈 보다는 '불후의 명곡' 출연 가수들이 계속 나이가 들어서 전설로 될 때까지 연결만 되면 '전국 노래 자랑'처럼 계속 될 수 있을 것 같다.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기도 하다. 한 삼대 정도가 모여서 TV를 보며 세대 간의 소통 연결고리가 될 수 있도록 잘 지켜졌으면 좋겠다."

▲ 가수 정동하. 제공ㅣ뮤직원컴퍼니

-자작곡을 통해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메시지인가?

"그냥 드는 생각들이다. 제가 '비상'이라는 곡에서 힘을 얻은 것처럼, 꾸준히 외롭게 한 길을 걷고 있는 누군가에게 '잘 하고 있어요. 빈말이 아니라 진짜 괜찮아요. 지금 걷고 있는 길을 이렇게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빛이 난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그 곡이 바로 '괜찮아'다. 제가 '비상'을 듣지 않았다면 가수의 꿈을 접었을 수도 있다. 덕분에 제 인생이 바뀐 것이다. 하나의 노래가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고, 그 분들이 모이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이런 나비효과를 생각하면 굉장히 소름이 돋을 때가 있어서 저도 좋은 뜻을 좋은 마음으로 잘 전달하고 싶다."

-정동하에게 새로운 목표가 있다면?

"신선함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도 있고, 뮤지컬을 해봤으니 욕심이 되지 않는 선에서 연기 쪽으로도 접근해보고 싶다. 물론 욕심은 민폐가 되니 그럴 생각은 없다. 능력이 되는 선에서 조금씩 해보고 싶다."

-어떤 가수로 남고 싶은지?

"후회 없었으면 한다는 말에 다 포함되어 있다. '어떤 가수'라는 질문은 되게 어려운 것 같다. 저는 그냥 멈춰있지 않은 가수이고 싶다. 계속해서 도전하고, 매너리즘에 빠져있지 않고, 뭔가를 시도하고, 탐구하고, 발전시키는 그런 가수가 되고 싶다. 실제로도 그러고 있고."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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