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윔블던 1회전에서 차세대 빅3로 불렸던 세 명의 기대주가 모두 탈락했다. 남자 테니스 역사를 대표하는 노박 조코비치(32, 세르비아, 세계 랭킹 1위) 라파엘 나달(33, 스페인, 세계 랭킹 2위) 로저 페더러(37, 스위스, 세계 랭킹3위)의 위상은 여전히 흔들리지 않고 있다.

도미니크 팀(26, 오스트리아, 세계 랭킹 4위)이 2일(이하 한국 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2019년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샘 퀘리(32, 미국, 세계 랭킹 65위)에게 세트스코어 1-3(7-6<4> 6<1>-7 3-6 0-6)으로 역전패했다.

팀은 남자 프로 테니스(ATP) 투어에서 13번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클레이코트에서 강세를 보인 그는 나달의 뒤를 이을 '새로운 흙신'으로 주목을 받았다.

팀은 지난해와 올해 프랑스오픈 결승에 진출했지만 모두 나달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제5의 그랜드슬램'으로 불리는 BNP파리바 인디언웰스 오픈과 바르셀로나 오픈에서 우승하며 세계 랭킹을 4위까지 끌어 올렸다.

▲ 도미니크 팀이 2019년 윔블던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패한 뒤 코트를 떠나고 있다. ⓒ Gettyimages

그러나 잔디 코트의 메카인 윔블던은 그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팀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윔블던 1회전에서 탈락했다. 윔블던에서 팀이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은 2017년 거둔 16강이다. 

전날 팀과 더불어 '영건 빅3'로 여겨졌던 알렉산더 즈베레프(22, 독일, 세계 랭킹 5위)와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0, 그리스, 세계 랭킹 6위)도 2회전 진출에 실패했다.

즈베레프는 지난해 ATP 투어 왕중왕전인 파이널 결승에서 조코비치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이 기대됐지만 성적은 썩 좋지 못했다. 호주오픈에서 그의 행보는 16강에서 멈췄다. 프랑스오픈에서는 8강에 진출했지만 준결승 무대는 밟지 못했다. 그리고 윔블던에서는 첫 경기에서 고배를 마셨다.

▲ 2019년 윔블던 1회전에서 탈락한 뒤 고개를 떨구고 있는 알렉산더 즈베레프 ⓒ Gettyimages

다크호스로 예상된 치치파스도 이변의 덫을 피하지 못했다. 치치파스는 지난 1월 호주오픈 16강전에서 페더러를 3-1(6<11>-7 7-6<3> 7-5 7-6<5>)로 꺾고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이 대회 준결승까지 진출했던 그는 나달의 벽을 넘지 못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 5월 ATP 투어 1000 시리즈인 마드리드 오픈에서는 결승에 진출했지만 조코비치에게 무릎을 꿇었다.

이들은 오랫동안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장기집권하고 있는 '빅3'에 도전할 기대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번 윔블던에서 일찍 짐을 싸며 '빅3'의 질주는 한층 탄탄해졌다.

3번 시드를 받은 나달은 '빅3' 가운데 대진이 험난하다. 애초 팀과 8강에서 만날 것으로 점쳐졌지만 프랑스오픈 결승에 이은 이들의 대결은 무산됐다.

조코비치도 대진 상 만날 가능성이 있었던 치치파노스를 피하게 됐다. 1회전에서 조코비치와 나달은 모두 3-0으로 가볍게 2회전에 진출했다. 페더러는 1회전 상대인 로이드 해리스(22, 남아공, 세계 랭킹 86위)에게 1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부터 제 기량을 발휘하며 3-1(3-6 6-1 6-2 6-2)로 역전승했다.

빅3의 장기집권은 멈추지 않고 있다. 서른을 훌쩍 넘긴 이들의 기량은 여전히 독보적이다. 여전히 그랜드슬램 대회를 휩쓸고 있는 빅3의 전성기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빅3의 독주는 윔블던을 비롯한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자와 톱 시드를 받은 선수의 연령도 높혔다.

▲ 각 연도별 윔블던 남자 단식 우승자와 톱 시드 선수의 나이 ⓒ Time 공식 홈페이지 캡쳐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3일 'Is Wimbledon 2019 the Year the Young Strike Back?(2019년 윔블던에서는 젊은 선수들의 역습 가능할까?)라는 제목의 가사에서 최근 윔블던 우승자과 톱시드를 받는 선수 연령이 높아지고 있음을 분석했다.

타임은 "32살인 조코비치는 그랜드슬램 대회가 프로 선수 출전을 허용한 1968년 OPEN 시대 이후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남자 단식 톱 시드 선수"라고 소개했다.

이어 "지난해 우승자(조코비치)와 톱 시드(페더러)를 받은 선수 연령은 오픈 시대 이후 가장 높았다"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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