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영상 이충훈 영상 기자] "저에게도 (윔블던에서 일어난 일은) 여전히 충격입니다. 그러나 코트에서 누구를 만나고 이길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올해 윔블던 여자 단식 초반 모든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이는 코리 '코코' 가우프(미국, 세계 랭킹 313위)다. 그는 1회전에서 '백전노장' 비너스 윌리엄스(미국, 세계 랭킹 44위)를 꺾고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무엇보다 가우프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그의 나이다. 2004년 3월 13일에 태어난 그는 불과 15살의 나이에 윔블던 3회전에 진출했다.

▲ 코리 '코코' 가우프 ⓒ Gettyimages

가우프는 운동선수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조지아 주립대학에서 농구 선수로 뛰었고 어머니는 육상 선수였다. 어려서부터 테니스에 재능을 보인 가우프는 7살부터 테니스를 시작했다. 고향인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활약했지만 가우프의 부모는 딸이 테니스에만 집중할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 결국 가우프의 부모는 딸의 미래를 위해 플로리다주 델레이 비치로 이사했다.

델레이 비치에는 테니스 유망주들을 육성하는 뉴 제네레이션 테니스 아카데미(New Generation Tennis Academy)가 있었다. 이곳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가우프는 11살 때 '테니스 여제' 세레나 윌리엄스(미국, 세계 랭킹 10위)의 코치인 패트릭 모라토글루(프랑스)가 운영하는 재단의 눈에 띄었다.

잠재력을 인정받은 가우프는 프랑스 니스로 테니스 유학을 떠난다.

가우프의 포텐셜은 곧바로 터졌다. 지난해 5월 국제테니스연맹(ITF) 투어에 데뷔한 그는 14살의 나이로 그해 프랑스오픈 주니어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9월에는 US오픈에 출전해 주니어 여자 복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 2019년 윔블던 여자 단식 1회전에서 비너스 윌리엄스를 꺾은 뒤 감격하는 코리 가우프 ⓒ Gettyimages

올해 여자 프로 테니스(WTA) 투어에 도전한 가우프는 프리미어 맨덴터리급 대회인 마이애미 오픈에서 1회전을 통과한다. 2회전에서 다리아 카사트키나(러시아, 세계 랭킹 30위)에게 1-2로 무릎을 꿇었지만 큰 무대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그리고 이번 윔블던 1회전에서 가우프가 만난 상대는 자신보다 무려 24살이나 많은 비너스 윌리엄스였다. 이번 윔블던 최연소와 최고령 선수의 대결로 관심을 끈 경기에서 가우프는 2-0(6-4 6-4)으로 승리했다.

가우프는 이번 윔블던에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그랜드슬램 대회 본선 데뷔전에서 그는 자신에게 찾아온 행운을 놓치지 않았다. 가우프가 태어나기 전에 이미 윔블던에서 두 번이나 우승(2000년 2001년)한 비너스는 어린 소녀의 겁없는 플레이에 고전했다.

가우프의 상승세는 2회전으로 이어졌다. 그는 마그달레나 라이바리코바(슬로바키아, 세계 랭킹 139위)를 2-0(6-3 6-3)으로 잠재우고 3회전에 진출했다.

▲ 코리 가우프가 윔블던 3회전 진출에 성공한 뒤 관중들의 기립 박수에 답례하고 있다. ⓒ Gettyimages

15살 소녀의 놀라운 경기력에 관중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다. 경기를 마친 가우프는 "여전히 충격을 받았고 지금 이 순간을 믿을 수 없다"며 감격했다.

그의 3회전 상대는 세계 랭킹 60위 폴로나 헤르콕(슬로베니아)다. 만약 가우프가 16강에 진출할 경우 비너스에 이어 거대한 벽을 다시 한번 만난다. 이번 대회 여자 단식 첫 빅 매치인 시모나 할렙(루마니아, 세계 랭킹 8위)과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 세계 랭킹 40위) 경기의 승자와 맞붙기 때문이다.

가우프는 "나는 코트에서 누구를 만나고 이길 수 있다고 믿는다"며 당차게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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