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들이 '사생팬'때문에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엑소 찬열, 방탄소년단 정국, NCT 태용(윗줄, 왼쪽부터). 슈퍼주니어 최시원, 2PM 옥택연, 신화 김동완(아랫줄, 왼쪽부터). ⓒ곽혜미 기자,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케이팝의 위상이 나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사생팬'이라는 고질병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사생팬은 특정 연예인에게 과도할 정도로 집착을 보이며, 그의 사생활까지 침범하는 극성팬을 뜻한다. 특히 케이팝 대표 아이돌 그룹이 1세대, 2세대, 3세대까지 성공적인 바통 터치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들은 세대를 막론하고 한결같이 '사생팬'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신화부터 엑소까지, 스타들이 '사생팬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현역 케이팝 대표 아이돌을 꼽자면 단연 그룹 엑소와 방탄소년단이다. 다수의 팬덤을 거느리고 있는 이들답게, 사생팬 문제 역시 누구보다 심각한 상황. 엑소와 방탄소년단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사생팬들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 엑소 찬열의 작업실에 사생팬 2명이 침입했다. ⓒ곽혜미 기자

최근 엑소 찬열을 스토킹 해오던 중국 국적의 20대 여성 두 명은 찬열의 작업실을 침입하려고 했다. 이 사생팬들은 찬열을 공항에서 괴롭히는 것은 물론, 작업실에 무단으로 침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결국 당시 찬열은 사생팬 피해를 경찰에 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한 매체가 찬열의 작업실에 여성이 있었다고 보도하며 찬열은 때아닌 사생활 공개 피해까지 입었다.

이에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달 21일 스포티비뉴스에 "찬열과 MQ가 함께 사용하는 작업실에 지속적인 사생팬 침해가 있어 신고하는 일이 발생했다. 작업실에 있던 분은 함께 음악 작업을 하기 위해 모인 크루 중 한 명이다. 도를 넘은 사생활 침해로 아티스트들의 고통과 피해가 심각한 만큼 자제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사생팬이 정국에게 전화를 걸었다. 브이라이브 방송화면 캡처

방탄소년단 정국은 지난달 15일 사생팬으로 인한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사생팬이 정국에게 전화를 건 것. 더군다나 정국은 당시 부산 아시아드 보조 경기장에서 열린 팬미팅이 끝난 후,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브이라이브를 진행 중이었다.

당시 해외 팬들의 인사가 쏟아지자 정국은 영어 단어 등을 찾아보기 위해 휴대전화를 찾았다. 이때 갑작스럽게 전화가 걸려오자, 정국은 "제가 모르는 전화는 원래 받지 않는다. 이 시간에 택배가 올 리도 없지 않냐"며 의아함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만약 팬이고, 라이브 방송 중 확인차 전화를 했다면 바로 차단한다"며 "사실 사생팬 전화가 온다. 차단을 할 수밖에 없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팬들과 좀 더 가깝고 솔직하게 소통하기 위해 스타들은 브이라이브를 자주 이용한다. 이때 스타들은 보통 자신의 휴대전화로 브이라이브 방송을 진행, 이에 사생팬들이 해당 휴대전화가 스타들의 번호가 맞는지 전화를 거는 것이다. 

▲ NCT 태용이 브이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던 중 사생팬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브이라이브 방송화면 캡처

브이라이브로 인한 사생팬 피해 사례는 정국뿐만이 아니다. NCT 태용도 이미 수 차례 라이브 방송에서 피해를 언급했다. 태용은 지난달 17일에 브이라이브를 통해 팬들과 대화를 나누다 “죄송해요. 미안한데 제 핸드폰으로 V앱 중인데 제 핸드폰으로 전화하지 말아 주세요. 끊겨요”라고 말했다. 이날뿐만 아니라 지난 2월과 4월 방송에서도 태용은 “전화 안 돼요”라고 여러 번 알렸다.

사생팬 피해 전력의 역사는 깊다. 케이팝 파이가 이미 커질 대로 커진 현역 아이돌의 경우뿐만이 아닌 것. 선배 그룹들도 몸살을 앓아왔고, 여전히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 슈퍼주니어 최시원이 사생팬을 겨냥했다. 출처l최시원 SNS

슈퍼주니어 최시원도 사생팬을 겨냥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진정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그들을 이해하며 돌보는 것이다. 사랑한다면 스토킹하거나 근거 없는 소문을 퍼뜨리지 않는다"는 글을 게재, 일부 팬들은 최시원이 사생팬으로부터 피해를 받은 게 아니냐고 추측하고 있다. 

▲ 옥택연이 자신과 2PM멤버들에게 온 악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출처ㅣ옥택연 SNS

앞서 이날 2PM 옥택연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생팬에 받은 협박성 메시지를 공개하며 전쟁을 선포했다. 공개된 메시지에는 "나는 오빠의 전화번호랑 주소도 알아요", "이준호 병원 가세요", "왜 차단하느냐" 등의 내용과 욕설이 담겼다. 이 중에는 2018년 6월에 캡처한 메시지도 포함, 옥택연은 1년 넘게 사생팬에게 시달린 것으로 보인다.

옥택연은 "아마도 같은 사람이 나뿐만 아니라 모든 나의 멤버들에게 이 짓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 사람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면 알려달라. 나는 이 미친 사람이 우리를 괴롭히는 것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2PM은 핫티스트(2PM 팬덤명)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 사람이 우리 멤버들을 다치게 하는 것을 멈추자"며 "이건 너와 우리의(2PM과 핫티스트) 전쟁이다"라고 경고했다.

사생팬이 스타들에 피해를 끼치는 것이 어제오늘 일이 아닌 만큼, 1세대 '원조' 아이돌은 오랜 내공을 살려 대처하기도 했다.

▲ 김동완이 사생팬에게 경고를 날렸다. 출처l김동완 SNS

신화 김동완이 자택까지 찾아온 사생팬에게 차가운 경고를 날리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사생팬의 무분별한 방문으로 고통을 호소해왔던 김동완인 만큼, 더는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동완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 속에는 "찾았다" "집 찾느라 개고생했네" 등의 문구가 쓰인 우편물 봉투가 나와 있다. 이는 김동완에게 발송된 보험 고지서로 보이는 가운데, 김동완의 집 주소를 알아낸 사생팬이 쓴 메시지로 추정된다. 도 넘은 사생팬에 김동완은 "재밌으라고 해놓은 거라면 재미없게 해드리겠다. 얼굴이 아주 잘 찍혔다"고 강경한 대응을 시사했다.

김동완이 사생팬으로 고통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에도 '스토커'급 사생팬으로 고통을 호소하며 방문을 지양해달라고 부탁했다. 

김동완은 지난해 1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정이 넘어서 동네 강아지들이 전부 합창을 하게 만드신 '펜션에 놀러 오셨다'는 분들. 이 시간에 대문에 음식과 커피를 놓은 건 굉장히 소름 끼치는 행동"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CCTV로 잘 봤다"며 "밤늦게 누군가의 집에 예고도 없이 찾아가는 행동이 그 사람에게, 또 그 사람의 이웃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 생각들을 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김동완 소속사 CI ENT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김동완의 거주지로 무분별한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전했다. 소속사는 "해당 지역이 도시가 아닌 전원 진역인 바 음식물을 두고 가는 행위는 겨울철 멧돼지 등을 유인해 지역 주민의 위험도 유발한다"고 덧붙였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pres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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