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선 춤바람이 일었다.

거리에서 흑인 청년 몇몇이 몸을 꾸무럭거렸다. 힙합 노래 가운데 목소리가 없는 부문, 즉 간주(브레이크)만 거푸 틀어놓고 진종일 춤을 췄다.

이때 비트에 맞춰 춤추던 젊은이를 브레이크 보이(Break boy)라고 불렀다. 비보이(b-boy) 비걸(b-girl) 어원이다.

박력 있는 동작이 수두룩했다. 206개 뼈가 튕겨나갈 듯 끊어치는 몸짓에 걷던 시민도 발길을 멈췄다. 박수치고 환호했다. 문화가 됐다.

브레이크 댄스가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을 눈앞에 뒀다. 거리 문화로 시작한 몸놀림이 메달 색을 다투는 스포츠로 진화했다.

이르면 2024년 파리 올림픽부터 각국 비보이가 펼치는 '춤 향연'을 맛볼 수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지난달 26일(한국 시간) 스위스 로잔 스위스테크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34차 총회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파리 올림픽 종목으로 잠정 승인했다.

최종 결정은 내년 12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내려지지만 사실상 채택된 거나 다름없다는 분석이다.

IOC는 최근 청소년 마케팅에 열을 올린다. 사활을 걸었다. 젊은 세대 관심을 붙잡기 위해 변화를 꾀한다.

시청자가 줄고 있다. 감소세가 가파르다.

미국인 가운데 올림픽 방송 시청자는 2012년 하루 평균 3110만 명에서 2016년 2450만 명으로 뚝 떨어졌다. 4년 만에 21%나 줄었다. 2000년 이후 최저치(2150만 명).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젊은 층 이탈이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18~34세 시청자가 30%가량 줄었다며 우려했다.

이 탓에 2012년 런던 올림픽 때 49.5세였던 중위 연령이 2016년 리우 올림픽 때는 52.4세로 높아졌다.

IOC는 수입 73%를 방송 중계권료에서 거둔다. 의존도가 높다. 젊은 층이 중계를 외면하면서 수입원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단체 미래성을 갉아먹을 수 있다.

지난해 부에노스아이레스 유스 올림픽에서 큰 인기를 끈 브레이크 댄스가 그래서 IOC 레이더에 들었다. 스포츠클라이밍, 스케이트보드, 서핑이 덩달아 물망에 올랐고 명단엔 없지만 e스포츠도 후보로 꼽혔다.

모두 유스 올림픽에서 인기를 모았거나 청소년 사이에서 호응이 높은 종목이다.

한국에는 반가운 소식이다. 올림픽에서 효자 종목 추가가 기대된다.

한국은 비보잉 강국이다. 가장 권위 있는 국제대회 '배틀 오브 더 이어(BOTY·Battle Of The Year)'에서 2010년 이후 3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국제경쟁력이 높다.

‘비보이 랭킹즈’에서도 한국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을 제치고 국가 랭킹 1위를 달린다.

팀도 강세다. 한국 '진조 크루'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랭킹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선정되면 한국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부상할 확률이 높다. 금메달이 유력하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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