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사. ⓒSK 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SK 소사는 우승을 위해 영입한 멤버다. 나름대로 잘 버티고 있던 다익손을 포기하고 영입했다는 건 분명 우승을 위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소사의 투구는 그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5경기에 출장해 3승(1패)을 거두기는 했지만 평균 자책점은 5.14나 된다. 1, 2 선발이라고 말하기엔 많이 부족한 성적이다.

결국 SK 코칭스태프는 소사의 투구폼에 손을 대기로 했다.

소사는 투구폼이 다양하다. 그 중 2, 3루에 주자가 있을 때 던지는 투구폼이 가장 좋은 구속과 구위를 보였다는 것이 SK 분석팀의 결과였다.

염경엽 SK 감독은 이 데이터를 근거로 소사에게 투구폼 변경이 좋겠다는 조언을 했다.

중요한 건 소사가 이 조언을 100% 받아들였다는 점이다. 소사는 코칭스태프 지시에 따라 투구폼을 바꾸겠다고 했다.

외국인 투수에게 보기 힘든 케이스다. 대부분 외국인 투수는 자신의 루틴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나름의 자부심에 상처가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간혹 잘 받아들이는 투수들도 있지만 다수는 자신의 루틴을 지키려 한다.

소사는 달랐다. SK 코칭스태프의 지적에 따라 자신의 폼을 바꾸겠다고 했다.

그저 소사가 마음이 넓고 착한 선수여서가 아니다. 성공의 경험이 있기에 다시 한번 변신을 택한 것이다.

성공의 기억은 2014년 넥센(현 키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IA에서 방출된 소사는 넥센이 시즌 중 영입하며 다시 한국에서 뛸 기회를 잡았다.

조건이 있었다. 염경엽 감독이 생각하는 투구폼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었다. 소사는 염 감독의 지시에 따라 투구폼을 수정했다.

결과는 좋았다. 소사는 그해 10승(2패)을 거두며 다음 시즌 LG와 계약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염 감독의 진단이 정확했던 것이다.

세월이 흘러 두 사람은 다시 만났다. 염 감독은 우승을 위해 소사를 다시 택했고 소사는 2014년 시즌보다 높은 기대치를 안고 SK에 입단했다.

결과는 아직 좋지 못하다. 소사의 투구 결과는 에이스급이라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염 감독은 다시 한번 소사의 투구폼에 손을 대기로 했다. 주자가 2, 3루에 있다는 생각으로 투구폼을 하라고 지시했다.

소사는 이번에도 염 감독의 지시를 100% 받아들였다. 성공에 대한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소사가 부족한 내용에 대해 우리의 지적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 고맙게 생각한다. 소사는 2014년의 성공이 있었기에 다시 한번 믿어 보겠다는 말을 했다. 당시에 좋은 결과를 만든 기억을 갖고 있기에 이번에도 단점을 고치는 데 열린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 고민 끝에 찾아낸 해법인 만큼 자신이 잘 받아들여 준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4년 성공의 기억은 2019년 시즌 소사의 또 한번의 변화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 진단과 처방이 제대로 맞아 들어간다면 SK는 보다 탄탄한 선발진을 갖게 된다. 소사가 어떤 공을 던지느냐에 따라 SK가 독주를 이어 갈 수 있을지 없을지가 갈라진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2014년 성공의 기억은 소사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을까. 다가온 소사의 등판 속에 그 답이 숨겨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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