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질의 우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브라질은 화려했던 공격 축구를 넘어 이젠 실리 축구도 가능하다는 것을 코파아메리카 우승으로 증명했다.

브라질은 8일(이하 한국 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코파 아메리카 결승에서 페루를 3-1로 꺾었다. 브라질은 자국에서 12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대회 출발은 불안했다. 개막 전부터 핵심 공격수 네이마르가 부상으로 팀을 이탈했다. 5년 전 여름 네이마르가 콜롬비아와 8강전에서 부상한 뒤 독일과 준결승에서 1-7로 패했던 월드컵 무대가 불현듯 스쳐지나갔을 터. 하필 그 대회도 안방에서 열리지 않았던가. 하지만 브라질은 네이마르 없이도 코파아메리카를 품에 안으며 저력을 입증했다.

"지난날들의 '삼바 축구' 브라질은 잊어라. 치치의 브라질은 삼바 춤을 출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필요할 땐 과격한 춤도 출수 있다." - ESPN

브라질은 전통적으로 화려한 개인기로 대표됐다. 브라질 전통 춤인 삼바처럼 강렬하고 열정적이며 화려했다. 하지만 조직력이 약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치치 감독의 부임 이래 브라질은 조금 더 단단한 팀이 됐다. 과거 공격 위주의 경기 스타일과 달리 공수 밸런스가 잘 잡혀 있다.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해설위원인 알레한드로 모레노는 "브라질의 밸런스와 조직력이 코파 아메리카 우승의 핵심 요소"라고 말했다.

우선 전방 압박을 팀에 정착시켰다. 공격적인 경기를 하면서도 수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이번 대회에서 주전으로 활약한 가브리엘 제주스, 호베르투 피르미누는 수비 능력에서도 최고로 평가받는 공격수들이다. 네이마르의 공백도 잘 메웠다. 그레미우의 에베르통이 폭발적인 드리블러로서 브라질에 새로운 맛을 더했다.

중원에서는 필리피 쿠치뉴가 공격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빌드업의 키를 잡는 아르투르 멜루도 있다. 레알마드리드에서 루카 모드리치-토니 크로스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는 카세미루가 이 뒤를 잘 받쳤다. 노련한 치아구 실바와 다니 알베스, 아직 젋고 활발할 마르키뉴스와 알렉스 산드루가 조합된 포백도 신구 조화가 좋았다. 최후방엔 올해 골든글러브만 3차례를 타게 된 알리송이 있었다.

변화된 브라질의 스타일은 '고비'를 넘는 데 중요했다. 브라질은 결승까지 단 1실점만 하면서 단단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비록 조별 리그 2차전 베네수엘라전과 8강 파라과이전을 0-0으로 마쳤지만 경기 내용에선 압도했다.

결승전에서 경기 막판 피르미누와 쿠치뉴를 빼고 히샤를리송과 에데르 밀리탕을 투입한 것 역시 치치 감독의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공격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을 빼고, 역습에 특화된 선수와 대형 수비수를 투입해 경기 전략을 바꾼 것이다. 이미 이기는 상황에서 승리를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기존의 몰아치는 '삼바 축구'에서 단순하지만 힘이 넘치는 스타일까지 가능하다는 뜻이다.

페루의 히카르도 가레카 감독은 "브라질이 이기는 것이 공정했다. 불만할 거리가 없다. 브라질이 우리보다 뛰어났다"면서 패배를 인정했다.

브라질의 눈은 이제 2020년 코파 아메리카, 그리고 2022년 카타르 월드컵으로 향한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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