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대통령과 악연이 있는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만약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더라도 백악관 초청 행사에는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미 4대 프로스포츠 우승팀은 백악관의 초청을 받는다. 예전부터 이어온 전통이다. 구단과 선수는 초청 행사에 참가하는 것을 영예롭게 생각했다.

그런데 도날드 트럼프 현 대통령이 집권하고 나서는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다.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하고 실제 그런 정책을 추진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유색인종들에게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문제가 불거졌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부터 백악관의 초청에 응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푸에르토리코 허리케인 사망자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았다. 코라 감독을 비롯해 보스턴의 몇몇 선수들도 정치적 이유로 참가를 거절했다. 보스턴의 전설적 선수인 데이비드 오티스 또한 “트럼프가 사람들을 분열시켰다”고 비난 대열에 동참했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의 생각은 어떨까. LA 다저스는 전반기를 리그 최고 승률(.652)로 마무리했다. 지구 2위 애리조나와 경기차는 무려 13.5경기다. 통계 프로젝션이 보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99%다. 현시점에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확실시되니 자연히 가장 높은 우승 확률을 확보하게 된다. 다저스는 지난 2년간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팀이기도 하다.

로버츠 감독은 LA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백악관 초청 행사에 대해 “우선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야 한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워싱턴에는 경기를 치르러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답했다. 초청을 받아도 가지 않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이다. 

로버츠 감독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악연도 있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4차전 당시 다저스의 투수 교체를 힐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다저스 감독은 거의 7이닝 동안 상대 타선을 누른 선발 리치 힐을 내리고, 불안한 불펜투수들을 기용했다. 불펜투수들은 얻어맞았고, 4점 리드가 사라졌다”면서 “감독이 엄청난 실수를 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로버츠 감독의 이 교체는 많은 전문가들과 팬들로부터도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이 감독의 결정을 비판한 것은 전례를 찾기 쉽지 않은 일이라 더 큰 관심을 모았다. 로버츠 감독은 말을 아꼈지만, 심기가 좋을 리는 없었다. 다만 로버츠 감독이 당당하게 백악관의 초청을 거부하려면 일단 우승을 해야 한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