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SPN은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나설 류현진의 진화를 크게 다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은 메이저리그(MLB) 1·2년 차인 2013년과 2014년 각각 14승씩을 거뒀다. 리그에서 인정받는 엘리트 투수였다. 그러나 지금처럼 리그 최고 투수 대열의 선수는 아니었다.

당시보다 나이도 먹었다. 무엇보다 투수에게는 치명적인 어깨 수술도 받았다. 신체능력이 2013년이나 2014년보다 좋아졌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올해 전반기 17경기에서 10승2패 평균자책점 1.73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리그에서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 보유자다. 10일(이하 한국시간) 열릴 ‘2019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도 내셔널리그 선발투수로 등판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류현진의 진화를 이끈 것일까. 미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10일 특집 기사로 세 가지 관점에서 류현진의 성공을 다뤘다. ESPN은 부상 극복, 패턴의 다양화, 발전을 위한 연구에서 각각 그 이유를 설명했다.

우선 부상 극복이다. 류현진은 2015년 5월 어깨 관절와순이 발견돼 수술대에 올랐다. 통계적으로 이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선수들이 멀쩡하게 복귀할 가능성은 10% 미만으로 본다. 상당수는 재기하지 못한다. ‘경력 종료 수술’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류현진도 상당 시간을 고생했다. 2015년 시즌 전체를 날렸고, 2016년에는 한 경기 등판에 그쳤다.

ESPN은 “로저 클레멘스, 오렐 허샤이저는 잘 회복했지만 요한 산타나, 마크 멀더, 마크 프라이어 등 다수의 선수들은 회복하지 못한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이를 이겨냈다. 류현진 또한 ESPN과 인터뷰에서 “내 기대 이상이었다. 사람들은 나를 의심하고 있었고 많은 이들은 가장 심한 부상 중 하나라고 했다. 나는 마운드에 돌아가려는 내 목표에 집중하려고 노력했고, 모든 의심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솔직히 절대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ESPN은 KBO리그에서 많이 던진 류현진이 다저스와 계약했을 때도 100%의 몸 상태는 아니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각고의 재활 노력 끝에 올해는 건강을 되찾았다. 2~3년 동안 휴식 시간이 많았고, 몸을 정상적으로 되돌릴 시간도 있었다. ESPN은 “아마도 미국에 온 뒤 처음으로 통증 없이 투구를 한 것은 류현진이 압도적인 투수로 떠오른 가장 큰 이유일 것”이라고 짚었다.

두 번째는 패턴의 다양화였다. 류현진은 리그 정상급 위력을 자랑하는 체인지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오른손 타자를 상대하기 위한 더 많은 패턴이 필요했다. 릭 허니컷 다저스 투수코치는 류현진의 슬라이더에 일관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컷패스트볼을 권유했다는 게 ESPN의 설명이다. 류현진은 수술 회복 기간 중 CC 사바시아(뉴욕 양키스)가 플레이트 양쪽으로 커터를 활용한 것을 연구하면서 결국 이를 이뤄냈다.

ESPN은 “2017년 복귀한 류현진은 갑자기 5가지 구종을 던지는 투수가 되어 있었다. 기존 포심패스트볼과 체인지업, 그리고 커브에 커터를 장착했고 투심패스트볼까지 서서히 발전시켜 나갔다”면서 댈러스 카이클(애틀랜타)의 장점도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ESPN은 “류현진은 대다수가 구속 90마일(145㎞)에 못 미침에도 불구하고 이 구종 모두를 스트라이크존의 네 모서리로 던질 수 있다”고 호평했다.

마지막으로는 연구다. 류현진은 여러 매체와 인터뷰에서 메이저리그 초창기에는 전력 분석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ESPN과 인터뷰에서도 “처음 몇 년 동안에는 소극적인 학습자였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릭 허니컷 코치의 조언을 받아들여 전력 분석에 매진하고 있다. 류현진은 “공부와 마찬가지로 수동적인 것보다는 적극적으로 배우는 게 훨씬 낫다”고 설명했다.

ESPN은 류현진이 특정 타자를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확실한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득점권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도 탁월하다고 평가했다. ESPN은 “그 상황에서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올 시즌 득점권 상황에서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했는데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낮다. 두 번째로 좋은 선수가 맥스 슈어저인데 6.44다”면서 류현진의 위기관리능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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