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상 밝았던 박규현, 브레멘 최종 이적을 앞둔 오늘은 긴장감이 돌았다 ⓒ박대성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해공항(부산), 박대성 기자] “이제 마지막 절차입니다. 정말 떨립니다. 독일에 가서도 당황하지 않겠습니다. 세르히오 라모스가 롤 모델인데, 한국의 라모스로 성장하겠습니다.”

표정은 밝았지만 긴장한 티가 났다. 항상 해맑던 얼굴에 어딘가 모를 그림자가 있었다. 박규현은 베르더 브레멘 이적 최종 절차를 위해 독일로 떠났다. 독일에서 반드시 성공해 한국의 라모스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박규현은 삼선초등학교, 문래중학교를 거쳐 울산현대고에 입단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공격수였지만 수비로 전향했다. 울산현대고 박기욱 감독은 빠른 발과 제공권, 세트피스 공격 포인트가 센터백과 풀백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연령별 대표팀에 소집됐고 브레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브레멘은 17세 이하(U-17) 독일 전지훈련에서 눈여겨 봐 러브콜을 보냈다. 구단 협상은 끝났고 이적 최종 단계만 남았다. 곧 공식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공항에서 만난 박규현에게 독일 진출 소감을 물었다. 박규현은 “독일에 간다고 생각하니 정말 떨린다.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할 생각이다. 브레멘은 분데스리가 팀이다. 독일이라는 큰 무대에서 경쟁력을 보여 주고 싶다”라며 엷게 웃었다.

독일 경험이 없지는 않다. U-17 시절 독일 전지훈련에서 레버쿠젠 등을 만났고, 입단 테스트를 위해 브레멘 19세와 23세 팀을 경험했다. 몇 번의 경험으로 자신 있었다. “유럽 텃세에 말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입단 테스트 처음에 공을 안 주기도 했는데, 23세에 갔다 오니까 대우가 달랐다”라며 자신있게 말했다.
▲ 베르더 브레멘 입단 테스트, 박규현은 기죽지 않았다 ⓒ박대성 기자
유럽서 경쟁력을 위해 피지컬을 보완했다. 지난해보다 더 커진 골격을 묻자 “유럽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피지컬이 더 좋아야 한다. 팀과 조율해 개인 시간에 운동을 더했다. 입단 테스트 후 한국에 돌아와서도 보강했다. 축구만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장점은 더 갈고 닦았다. 브레멘은 빠른 발과 정확한 빌드업에 높은 점수를 줬다. 테스트에서는 주 포지션인 센터백을 포함해 왼쪽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점검했다. 박규현은 “독일에서 내 장점을 더 키우고 싶다. 한국에서는 키 문제가 있었는데, 브레멘 테스트에서 줄곧 센터백을 봤다”고 말했다.

스타일은 라모스와 닮았다. 레알 마드리드 초창기에 풀백을 봤고 센터백으로 전향했다. 정확한 수비 위치 선정과 세트피스 골은 라모스의 장기다. 박규현도 풀백과 센터백을 겸한다. 기회가 오면 공격 본능을 발휘해 득점한다. 2018 K리그 18세 이하(U-18) 챔피언십 결승전에서도 결승골로 울산현대고 우승에 기여했다.

실제 롤 모델도 라모스였다. “항상 라모스의 움직임을 연구한다. 영상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다. 외국 선수 중에 가장 닮고 싶다”라고 미소 지었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이었던 홍명보를 말했다. 

먼 길을 떠날 시간이 왔다. 부산 김해에서 인천 공항으로 환승해 기회의 땅 브레멘으로 향한다. 각오를 묻자 “분데스리가에 맞게 성장하겠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센터백이 되고 싶다. 잠시 반짝하는 선수가 아니라 꾸준한 선수가 되고 싶다. 지금껏 키워준 울산도 감사하다. 박기욱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에게도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라며 두 눈을 반짝였다.
▲ 먼저 떠나는 박규현, 곧 오게될 가족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박대성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해공항(부산),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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