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6이닝 10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훌륭하다. 그러나 여전히 물음표가 달릴 수밖에 없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선발투수 저스틴 헤일리 이야기다.

헤일리는 1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CAR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5볼넷 10탈삼진 1실점(비자책점) 호투를 펼쳤다. 장필준 블론세이브로 팀이 4-2로 이긴 상황에서 헤일리는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최근 볼 수 없었던 헤일리 활약이었다.

헤일리는 올 시즌 초 괴력 투를 펼쳤다. 4월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7이닝 2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 kt 위즈를 상대로 8이닝 2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를 펼쳤다. 그러나 이후 부상이 두 번이나 찾아왔고 구위를 잃었다.

퇴출 위기에 몰린 헤일리는 KIA전 호투를 펼치며 분위기 반전 기회를 잡았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최근 보여주지 못했던 탈삼진 능력과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 5월 11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7⅓이닝을 던진 이후 정확하게 두 달 만에 6이닝 이상 투구를 기록했다. 충분히 칭찬받을 수 있는 투구 내용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부족한 점이 여기저기 눈에 띈다.

먼저 볼넷이다. 헤일리는 KIA를 상대로 5볼넷을 내줬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볼넷이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때 헤일리는 볼넷 없는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이후 구위가 떨어지자 도망가는 투구를 하며 주자를 쌓았고, 위기를 자초했다.
▲ 저스틴 헤일리. ⓒ 삼성 라이온즈

볼넷이 많았다는 점은 제구가 흔들렸다고 볼 수 있다. 투구 분석표에 따르면 이날 헤일리가 던진 108구 가운데 24구가 반대 투구였다. 22.22%가 반대 투구인 셈인데, 이전 호투를 펼칠 때와는 달랐다. 지난 4월 12일 kt와 경기에서 8이닝 11탈삼진 경기를 펼칠 때 헤일리는 101구를 던지며 9개의 반대 투구를 기록했다. 8.9%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빼어난 제구력을 보여줬다.

구속도 아직 물음표다. KIA와 경기에서 헤일리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47km가 나왔다. 헤일리 컨디션이 가장 좋을 때 최고 구속은 시속 150km다. 여전히 구속 차이가 있다. 헤일리는 KIA와 경기에서 구속 차이를 메우기 위해 패스트볼과 변화구를 비슷한 수준으로 던졌다. 패스트볼 58개, 변화구 50개였다. 그러나 kt전에서 헤일리가 압도적인 투구를 보일 때는 패스트볼 63개 변화구 38개를 던졌다. KIA와 경기에서 헤일리가 펼친 투구는 힘 있는 패스트볼 위주 경기가 아니었다고 볼 수 있다.

이날 헤일리가 상대했던 KIA 타선이 6번부터 9번까지 오선우 이창진 김민식 오정환으로 약했던 점도 고려해야 한다. 상위 타선을 구성했던 김주찬 박찬호 터커 최형우 안치홍. 그 이후 KIA 타선의 무게감은 크게 차이가 났다. 실제로 헤일리가 만든 10개 탈삼진 가운데 6개가 오선우 이창진 김민식 오정환을 상대로 기록했다.

긍정적인 신호들도 있다. 이전까지 헤일리는 최고 시속 142km대 빠른 볼을 던지며 난타당했다. 커터는 130km 중반대에 머물렀다. 크게 부족한 경기력이었다. 이전 다른 투구 내용들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현재는 회복되고 있는 단계인 것은 맞다. 

경기 후 헤일리는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구위가 회복되고 있는 중이다"며 이날 투구를 돌아봤다. 볼넷도 많다는 점도 "일관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다"며 "폼이 돌아오고 있으니 다음 등판이 기대된다"는 소감을 남겼다.

헤일리 말대로 현재는 지난 좋았던 시기를 찾아가는 과정인 것으로 보인다. 조금씩 나아지는 경기력을 보이고는 있다. 그러나 확실하게 느낌표를 붙이기에는 조금 이르다. 로테이션대로라면 헤일리는 키움 히어로즈와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키움과 경기에서 비슷한 내용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관심이 쏠린다.

스포티비뉴스 대구, 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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