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상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최병찬. 제공ㅣ엠넷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아이돌들이 부상으로 인해 무대에 서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남들보다 격렬한 춤동작을 수없이 하다보니 평생 써야할 관절의 수명이 일찌감치 앞당겨진 것이다.

11일에는 그룹 빅톤의 최병찬이 출연 중이던 엠넷 '프로듀스X101'에서 하차했다. 평소 앓고 있던 만성 아킬레스건염의 통증이 심해져 무대를 이어가기 어렵다는 판단에 생방송 진출을 포기한 것이다.

또한 지난 6일에는 다이아 제니가 팀에서 탈퇴했다. 앞서 무릎연골연화증 판정을 받아 치료에 집중했지만, 제니의 의지와는 달리 전문의는 아이돌 활동을 이어가는 것에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아이돌의 꿈을 포기하고 다른 분야에서 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밖에도 봉와직염으로 월드투어에 참여하지 못했던 몬스타엑스 형원, 연습 중 발목 인대 부상으로 당한 드림노트 하빈, 데뷔 앨범 활동 중 인대 손상 진단을 받은 AB6IX 박우진 등 그룹의 성별을 가리지 않고 안무 연습으로 인해 관절이 일찍 손상돼 아이돌들이 무대에 서지 못하는 사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 경력자들이 많아 대부분 부상자였던 '움직여' 팀. 출처ㅣ프로듀스X101 방송화면 캡처

특히 연차가 오래 된 아이돌들은 대부분 관절 부상을 감기처럼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 '프로듀스X101' 콘셉트평가에서도 경력직 연습생들이 대거 포함된 '움직여' 팀 대부분이 부상으로 힘들어하던 모습이 담겼을 정도다.

이들은 대부분은 잠시 휴식기를 갖고 치료에 집중한 뒤 복귀하지만 한 번 손상된 관절은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휴식기를 가져도 결국 부상은 완치되지 않고 이어지기 때문에 결국에는 활동을 끝내는 것 외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한 보이그룹 멤버는 완벽한 무대를 위해 격렬한 안무를 오랜 기간 연습해온 탓에 무릎 연골이 모두 닳아있는 상태다. 소속사 직원들과 멤버들까지 모두 무리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춤을 추지 않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고 본인의 의지가 강해 팬들에게 알리지 않고 활동을 강행하고 있다. 무릎에 무리가 가는 동작은 본무대에서만 완벽하게 하고, 연습 중에는 가볍게 조정하는 식으로 배려하며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멤버 개인과 소속사 입장에서는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부상 당한 멤버를 위해 팀에서 탈퇴시킬 수도 없고, 그냥 활동을 강행하자니 나중에 은퇴 후 20~30년 후에는 제대로 걷지도 못할 정도로 후유증을 겪게 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 그렇다고 부상을 염려해 안무 연습을 하지 않을 순 없으니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이런 상황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결국 아이돌은 미래의 관절 수명을 당겨서 써야 하는 직업인 셈이다.

뾰족한 대책이 없으니 소속사에서도 무리한 동작이 안무에 포함될 경우 주시하며 멤버들에게 주의를 당부할 뿐이다. 보통은 소속사만큼이나 본인의 활동 강행 의지가 큰 편이라 통증을 참고 견디는 일이 일상인 아이돌이 많다.

당장의 멋진 퍼포먼스도 중요하지만, 삐끗하는 관절 부상을 우습게 보다가는 무대에 서지 못할 날이 빨라질 수도 있다. 아이돌로서의 짧은 수명은 7년짜리 표준계약서만큼이나 부상 문제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한다. 케이팝이 세계화되면서 아이돌의 영역이 더욱 확장되고 있는 이런 시기에, 아이돌의 수명을 위협하는 건강 관리에 더욱 진지하게 접근해야 할 때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