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내야 구상에 금이 간 SK는 이제 영입 방식을 좀 더 폭넓게 생각해야 한다 ⓒSK와이번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SK는 12일 인천 키움전에서 2-2로 맞선 7회 4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무사 1루에서 나온 유격수 김성현의 실책이 결정적이었다.

11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이기기는 했지만 내야 수비가 말썽을 일으켰다. 2루수로 투입된 최항과 최경모가 모두 실책 하나씩을 범했다. 가뜩이나 내야 구성에 머리가 아픈 염경엽 SK 감독의 고민이 더 깊어진 두 경기였다.

SK는 올 시즌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의 시즌 전 구상이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진 결과다. 그러나 뜻대로 되지 않은 게 하나 있는데 바로 중앙 내야다. 염 감독은 김성현을 유격수로, 강승호는 2루수와 유격수로, 최항을 2루수로, 그리고 나주환을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기용하겠다는 구상을 드러냈다. 이 4명이 잘 버티면 적당한 시간에 새로운 선수들을 실험하며 경험을 줄 여유가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제대로 된 게 하나도 없었다. 김성현은 많은 호수비와는 별개로 여전히 실책이 많다. 공격력도 공인구 영향을 받았다. 최항은 공격에서 기대만큼 못했고, 나주환도 수비 범위가 예상보다 더 빨리 좁아졌다. 여기에 강승호가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이탈한 것은 결정적이었다. 강승호를 유격수로 키우려고 했던 염 감독의 구상이 완전히 깨졌다. 큰 기대를 걸었던 김창평이 잦은 부상으로 빠진 것도 악재였다. 이도 저도 안 되는 상황 속에 90경기가 흘렀다.

안상현 최경모 최준우 등 다양한 신예 선수들을 실험했지만 아직 테스트에 합격한 선수는 없다. 가장 먼저 생각했던 5명이 제대로 안 되는 판에 나머지 선수들에게 이 몫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게다가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선수들도 많다. 최근 몇 년간 내야 육성을 시도했던 SK지만, 이제는 실패했음을 인정해야 할 때가 왔다.

트레이드는 어렵다. 주전급 중앙 내야수를 선뜻 내줄 팀이 없어서다. 가뜩이나 “SK가 독주 체제를 갖췄는데 날개를 달아줄 필요가 없다”는 타 팀 경계가 강한 상황이다. SK도 사실상 포기 단계다. 올해는 이 자원들로 버텨가야 한다. 문제는 앞으로다. 팀이 강하려면 센터라인이 강해야 한다는 것은 검증된 진리다. 기존 선수들에 앞으로 새로운 선수들을 전략적으로 채워 넣어야 한다. “스카우트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내부 반성도 그런 이유다.

그러나 육성이 마냥 되지는 않는다. 전략도 필요하고, 시간도 필요하다. 1~2년 사이에 주전급 유격수·2루수가 뚝딱 튀어나오기는 어렵다. 그래서 프리에이전트(FA) 영입을 고려해야 한다. 확실히 검증된 자원을 영입해 젊은 선수들이 성장할 시간을 벌어줘야 한다. 유격수를 볼 수 있는 자원이라면 더 좋다. 김성현은 양쪽에서 모두 대기할 수 있고 공격이 필요하다면 다른 카드를 꺼내들면 된다. 새로 영입될 선수와 김성현은 적어도 2년의 여유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에는 FA 영입 명분이 다소 떨어졌다. 강승호 최항을 키우겠다는 구상이 지지를 얻었다. 새로 내야수를 영입하면 적어도 둘 중에 하나는 1군에 있을 수 없었다. 선수를 버리는 일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강승호는 복귀 자체가 불투명하다. 가장 큰 퍼즐이 빠졌고, 그 퍼즐을 다시 맞추려면 그만한 노력은 필요하다.

올해가 적기라 더 그렇다. 내야 최대어로 뽑히는 오지환(LG) 안치홍(KIA)에 김선빈(KIA)도 FA 자격을 얻을 예정이다. 물론 SK의 현재 페이롤은 사실상 꽉 찬 상태다. 즉시전력감이나 유망주 투수를 내줘야 한다는 점도 분명 아깝다. 프런트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일부 베테랑들의 은퇴 시점이 다가온다는 것을 페이롤 계산에 넣을 수 있다. 내야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꾸준히 한국시리즈에 도전하는 팀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투자할 때는 해야 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