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부산, 김민경 기자] "의욕이 꺾이기도 했고, 자신감이 바닥이었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박건우(29)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이후 힘든 시간을 보냈다. 타율 0.042(24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팀의 2년 연속 준우승을 지켜보는 것보다 더 괴로운 시간이 이어졌다. 개인 SNS 메시지함에는 성난 야구팬들의 욕설 담긴 글이 매일같이 쌓였다. 욕설은 박건우가 아닌 그의 가족에게도 향했다. 일부 야구팬들은 가족의 SNS까지 찾아가 상처 주는 말을 남겼다.
박건우는 다시 이를 악물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는 공익구 반발력을 낮춰 3할 타자가 급감한 올해도 100안타(319타수, 타율 0.313)를 쳤다. OPS는 0.856, 홈런은 7개, 타점은 44개다.
박건우는 "(한국시리즈 직후에는) 외출하는 것도 두렵고, 누가 나를 보면 그냥 욕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야구는 해야 하니까. 다시 열심히 하려고 했다. 돌이켜보면 처음 1군에 올라왔을 때 가장 야구를 즐겁게 한 것 같다. 그때 가장 기쁘게 야구를 했다. 감독님께서 그래서 초심으로 돌아가란 말을 한번씩 하시는구나 생각했다"고 마음을 다시 잡은 배경을 설명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건우를 3번 타자로 기용하다 최근 1번 타순에 고정하고 있다. 최근 감이 가장 좋은 박건우를 한 타석이라도 더 내보내기 위해서다. 박건우는 7월 9경기에서 타율 0.343(35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1번은 박건우에게 익숙한 타순이다. 주전으로 도약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리드오프로 뛰었다. 2017년에는 20홈런-20도루를 달성하며 호타준족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어떻게 보면 1번 타순도 박건우에게는 초심이다.
1년 사이 내면적으로도 한 층 성숙해졌다. '나'보다는 '팀'을 우선순위로 둬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다.
박건우는 "요즘 예전 경기 동영상을 자주 본다. 지난해 LG전이었는데, 한 이닝에 7점을 낸 경기가 있었다. 그 영상을 보니까 내가 안타를 친 게 아닌데도, (최)주환이 형이 홈런을 치고 (류)지혁이가 안타를 쳤는데 다들 자기 일처럼 좋아하고 있더라. 그때 나는 안타를 못 치고 있었는데도 정말 기뻐하고 있었다. 요즘은 내가 안 맞으면 그렇게 함께 기뻐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감독님도 그렇고 선수들끼리도 개인 기록이 중요한 게 야구지만, 팀 성적이 떨어지면 개인이 잘해도 무슨 소용이냐는 말을 자주 한다. 그렇게 되면 개인 운동하는 것밖에 안 된다. 그래도 요즘은 다같이 하려는 것 같다. 나도 아직은 부족하지만, 지난해보다는 팀을 더 생각하려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칠 때는 친구이자 동료인 허경민, 정수빈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서로 힘이 되어주고 있다. 박건우는 "셋이 모이면 '왜 이렇게 야구가 어렵고 안 되나' 이야기를 나누다가도 '어쩌겠냐. 내일 다시 해보자'고 한다"며 "계속 잘하고 싶다. 아직은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지만,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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