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에인절스 선수들이 1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시애틀과의 경기에서 지난 2일 타계한 동료 타일러 스캑스를 추모하며 묵념을 하고 있다. 이날 에인절스 모든 선수들은 스캑스의 이름과 등번호 45번을 달고 출전했다.

[스포티비뉴스=애너하임(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LA 에인절스는 투수 타일러 스캑스의 급작스러운 사망으로 얼룩진 시즌 전반을 뒤로 하고 후반 반등을 노린다. 

올스타전 휴식기간 직전 텍사스와 휴스턴으로 원정을 떠났던 에인절스는 2일(한국시간) 텍사스와 첫 경기를 앞두고 호텔방에서 사망한 스캑스를 발견했다. 충격과 슬픔 속에 텍사스와 첫 경기는 취소됐지만 텍사스에 2승1패, 휴스턴에 1승2패로 시즌 전반을 마무리했다.

텍사스에서 발생한 악재는 더 있다. 텍사스와 3일 경기에서 올스타에 선정된 2루수 토미 라스텔라가 자신이 친 파울타구에 맞아 오른쪽 정강이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했다. 8~10주 결장이 예상된다.  

휴스턴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는 포수 조너선 루크로이가 다쳤다. 루크로이는 8일 경기에서 홈으로 달려오는 3루 주자 제이크 마리스닉과 충돌해 뇌진탕과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현재 1주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이밖에도 에이절스는 내야수 잭 코자트가 어깨 수술로 시즌을 조기 마감하는 등 크고 작은 부상들로 주전급 선수들이 전력에서 이탈한 가운데 45승46패로 시즌 전반을 마쳤다.  

에인절스는 스캑스를 추모하며 반등을 노린다. 클럽하우스에는 스캑스가 경기에서 승리한 뒤 자주 말했던 "We're nasty(우린 고약해)"라는 문구를 붙여 넣었고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는 스캑스의 라커도 그대로 놔둘 계획이다.

에인절스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 의미 있는 승리를 거뒀다. 13일(한국시간) 홈구장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노히터 게임을 하며 13-0으로 승리했다. 이날은 지난 2일 스캑스가 갑자기 사망한 뒤 처음 맞이하는 홈경기였다. 스캑스 추모일로 지정돼 경기 전부터 다양한 추모 행사를 열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믿어지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테일러 콜(2이닝 무안타 무실점)과 펠릭스 페냐(7이닝 무안타 무실점)가 이어 던지며 합작 노히트노런을 달성하면서 스캑스와 아름다운 이별식을 했다.

에인절스는 이날 승리로 46승46패를 맞추며 5할 승률에 복귀했다. 그러나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를 달리고 있는 휴스턴에 11경기차 뒤진 에인절스는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다. 현재 에인절스는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1위를 달리고 있는 탬파베이(53승39패)에 7경기차로 뒤져 있다. 클리블랜드, 오클랜드, 보스턴, 텍사스 등을 뛰어넘어야 포스트시즌을 기대해 볼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후반기 일정은 만만치 않다. 먼저 시애틀과 3연전으로 후반을 시작한 뒤 휴스턴과 4연전을 치른다. 후반기에 예정된 71경기중 45경기는 승률 5할 이상의 팀들을 상대하며 이중 지난 2시즌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한 보스턴과 7경기, 휴스턴과 14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7월31일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에인절스는 전력을 보강해서 올 시즌 가을야구를 노릴지, 아니면 내년을 기약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올해도 마이크 트라웃은 여전히 MVP급 성적으로 타선을 지키고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오타니 쇼헤이는 6월 4일 이후 메이저리그 최고의 OPS 1.167(출루율 0.397, 장타율 0.771)를 자랑하며 트라웃의 뒤를 받친다.

▲ 일본의 천재 선수 오타니 쇼헤이(가운데)가 13일(한국시간) 후반기 개막전인 시애틀전에서 1회말 선제 2점홈런을 치고 들어온 팀 간판스타 마이크 트라웃(왼쪽)을 홈에서 맞이하고 있다.
문제는 에인절스 투수진이다. 에인절스는 부상에서 돌아온 투수 맷 하비와 JC 라미레스가 취약점으로 꼽히는 투수 전력에 도움을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만약 에인절스가 7월말까지 좋은 성적을 올리며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면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진을 보강할 수 있다. 반면 후반기 시작부터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멀어진다면 오히려 에인절스는 연봉 부담이 되는 선수들을 트레이드하면서 내년을 기대할 것이다.

에인절스는 후반기 첫 경기에서 시애틀을 꺾고 일단 승리로 출발했다. 홈팬들 앞에서 모든 선수가 스캑스의 등번호와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 스캑스를 추모하는 행사로 경기를 시작한 에인절스는 1회말 타자일순하며 7득점을 했고 트라웃은 시즌 29호 2점홈런과 2타점 2루타로 홀로 4타점을 올렸다. 에인절스가 천사의 보호(?) 아래, 기적처럼 반등에 성공하며 감동의 드라마를 찍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이대로 슬픔 속에 비극적인 시즌을 끝내게 될까.

스포티비뉴스=애너하임(미국 캘리포니아주), 양지웅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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