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이범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신원철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2000년 4월 5일 대전 현대전에서 시작한 '꽃' 이범호(KIA, 38)의 커리어가 2000경기 출전을 달성한 뒤 7038일 만에 화려하게 막을 내린다. 이범호는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에서 열릴 친정팀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경기 전후로 다양한 기념 행사가 마련됐다. 이범호는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오늘이 마지막이다. 2000경기는 아쉬워서 2001경기까지 뛴다"며 웃었다. 

그는 "예전에는 매일 경기를 나가는 게 당연했고, 그래서 쉬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지금 돌아보니 그때 하루라도 더 뛸 걸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다시 1군 올라온 뒤 코칭스태프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열흘 동안 많이 느끼고 재미있게 지내다 은퇴한다"고 했다. 

13일 한화전에는 지명타자가 아닌 3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박흥식 감독 대행은 "하는 데까지 해보고"라고 단서를 달았다. 이범호는 "한화 선수들에게 5회까지 쉬라고 했다. 감독 대행께는 안타 치면 빼달라고, 홈런 하나 치고 온다고 말씀드렸다. 한화 선발이 외국인 투수(워윅 서폴드)라 저를 잘 모를테니 하나 노려보겠다"며 '예고 홈런'을 준비했다. 

등번호 25번은 박찬호가 물려받는다. 이범호는 "지금 KIA 주전 3루수가 박찬호다. 제가 나간다면 등번호는 주전 3루수에게 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박)찬호가 제 등번호를 달고 뛰면 고맙겠다고 생각했고, 흔쾌히 받아줬다. 어떤 선수라서가 아니고 주전 3루수이자 제가 좋아하는 선수라서 그랬다"고 밝혔다. 

▲ 이범호는 13일 은퇴 경기에 3루수로 선발 출전한다. ⓒ 곽혜미 기자
이범호는 "은퇴 후에는 여름에 여행을 가보고 싶다. 가족도 그렇고 여름에 여행을 가 본 적이 없다. 프로야구 선수라면 모두 그렇지 않겠나. 9월에 일본으로 연수를 떠나는데 7, 8월에 한 번 여행을 가려고 한다. 장소는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얘기했다. 

그는 KIA 팬들에게 긴 메시지를 남겼다. 

"KIA에서 오래 뛰지 않았는데 과분한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은퇴식에 앞서 만원 관중이 찰지 걱정했다. 프랜차이즈 선수, 원 팀 플레이어들은 만원 관중 앞에서 화려하게 은퇴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간단하게 행사를 마무리하기도 한다. 이렇게 큰 은퇴식 준비해주셨는데 관중석이 꽉 찰까 걱정했다. 많이 오신다고 하니 다행이다. 그동안 선수 생활을 잘 해왔구나 싶었다."

이범호는 11일 삼성전까지 통산 2000경기에 나와 6368타수 1727안타, 329홈런 1127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안타로는 순위권에 들지 않지만 기회에 강한 클러치 히터의 면모를 자랑하며 통산 타점에서 역대 8위, 현역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홈런은 통산 5위이자 현역 1위인 329개다. 특히 만루에서 돋보였다. 역대 최다인 17개의 만루 홈런을 보유한 주인공이다.

KIA는 경기 전 오후 4시 15분부터 30분간 사인회를 시작으로 이범호의 은퇴를 기념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기념 영상 상영과 딸(이다은)의 시타, 아들(이황)의 시구가 이어진다. 경기 후에는 자녀와 친구들이 이범호의 응원가를 함께 부른다. 이범호는 만루 상황에서 배팅볼 5개를 쳐 홈런에 도전하는 '체험 행사'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광주, 신원철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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