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룬 아베 히로키(오른쪽)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2019년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일본 축구 유망주 두 명이 각각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 FC 바르셀로나B에 입단했다. 

일본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구보 다케후사(18,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는 본래 바르셀로나 유소년 팀에서 성장하던 선수로 일찌감치 주목 받았다. FIFA의 유소년 이적 규정 위반 징계로 일본에 돌아와 FC도쿄에서 뛰던 구보는 레알 마드리드 카스티야로 이적했고, 2019년 프리시즌을 레알 1군과 보내고 있다.

바르셀로나 2군에 합류한 선수는 본래 대학 진학을 고민하다 2017년 가시마 앤틀러스의 스카우트를 받은 전천후 미드필더 아베 히로키(20)다. 아베는 2018년 J1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며 주목 받은 선수로, 일본 20세 이하 대표팀의 주축이었으나 지난 6월 FIFA U-20 월드컵 대신 2019년 코파 아메리카에 일본 대표로 참가해 성인 대표가 됐다.

주 포지션은 왼쪽 미드필더이나 중앙과 오른쪽 측면은 물론 처진 스트라이커를 소화할 수 있는 아베는 일본 무대에서 2시즌 반 동안 76경기에 출전해 10득점 7도움을 기록했다. 공격 포인트보다는 경기를 보는 시야와 기술력으로 호평 받았다. 171cm의 단신으로 축구 지능이 높은 선수로 평가 받았다. 가시마는 2019년 시즌에 등 번호 10번을 부여하기도 했다.

일본 스포츠 신문 닛칸스포츠가 12일 가시마 클럽 하우스에서 진행된 아베의 바르셀로나 이적 회견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가 아베를 원한 이유가 어느 정도 드러났다. 바르셀로나는 아베를 잠재적 1군 요원으로 성장시킬 계획이 있다. 단, 포지션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포진한 공격진이 아니라 풀백이다.

아베는 이번 회견에서 바르셀로나 담당자와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아베는 "바르셀로나에서 내게 조르디 알바나 다니 아우베스의 포지션을 볼 수 있는지 물었다"고 했다. 바르셀로나는 아베 영입을 위해 가시마에서 뛴 전 경기를 체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2군으로 영입해 풀백으로 전환시킨 뒤 1군으로 불러들일 계획이다.

▲ 2019년 코파 아메리카에 참가한 아베


◆ 일본 국가 대표, 가시마 '10번' 전천후 미드필더…바르셀로나는 풀백으로 뽑았다 

아베는 포지션 변경에 대해 "포지션은 상관없다. 축구의 정수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축구를 제대로 배우고,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해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바르셀로나는 굉장히 높은 라인에 사이드백이 자리하는 경우가 많다. 측면 공격을 하는 기회도 많다. 가시마에서도 사이드백의 중요성을 느꼈다. 긍정적인 기회라고 생각한다."

아베는 J1리그에서 스페인 3부리그로 가게 된다. 바르셀로나 1군에 호출될 가능성은 미지수다. 이 도전에 대해 아베는 "늘 좋은 환경을 찾아 나섰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 마자 가시마에 입단했다. 내가 원하지 않았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 가시마에 가지 않았다면 대학교에 갔을 것이다. 솔직히 잃을 것은 없다"며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다고 했다.

일본 언론은 아베의 바르셀로나B 이적 조건이 이적료 200만 유로(약 26억 원)에 연봉 25만 유로(약 3억 3천만 원), 2년 6개월 계약이라고 보도했다. 1군 승격이 개인 조건은 조정된다. 스페인 스포츠 신문 문도 데포르티보는 아베의 이적료가 110만 유로(약 14억 6천만 원)이고, 옵션이 발동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베는 이미 스페인 팀들과 인연이 있었다. 2017년 J리그 월드 챌린지에서 세비야와 경기했고, 2018년에는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뒤 참가한 FIFA 클럽 월드컵에서 레알 마드리드전을 풀타임 경험했다. 

구보가 레알 마드리드 1군 프리시즌을 함께 하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가운데 아베도 일본에서 진행될 바르셀로나 1군 프리시즌 일정을 함께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르디 알바의 후계자를 찾고 있으며, 다니 아우베스가 떠난 이후 부동의 라이트백을 찾지 못한 바르셀로나는 아베를 풀백 요원으로 시험할 계획이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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