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선민과 포옹하는 이동국(위) ⓒ곽혜미 기자
▲ 이동국의 발목. 얼음 찜질이 필요하다.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발목이 아픈 선수가 맞는 것일까. 이동국은 팀을 위해 헌신했다.

전북 현대는 14일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1라운드에서 울산 현대를

김신욱이 상하이 선화로 떠나면서 최전방엔 이동국이 2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지난 10일 대구FC전에서 4-1 쾌승을 거둘 때도 이동국은 도움까지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하지만 이동국의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었다. 경기 뒤 신형민은 "(이) 동국이 형 발목이 이만큼 부었다"고 밝혔다. 이동국이 출전한 이유는 선두 경쟁 중인 팀을 위해서였다.

대구전 직후에는 이동국에게 모라이스 감독이 입을 맞추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울산전 직전 모라이스 감독은 "이동국은 마흔이 넘었는데도 비 오는 날 90분 넘게 뛰면서 도움을 올려서 고마웠다. 선수들의 모범이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진한 애정 표현의 이유를 밝혔다.

울산전에서도 이동국의 헌신은 계속됐다. 울산은 선두 경쟁을 펼치는 팀. 이동국은 최전방에서 몸을 아끼지 않고 뛰었다. 윤영선과 강민수를 상대로 연이어 껑충 뛰어오르면서 헤딩 싸움을 했다. 평소보다 더 절실한 움직임. 세트피스 때엔 최전방까지 물러나 실점을 막기 위해 수비를 펼쳤다.

전반 10분엔 문선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깔끔하게 성공하면서 득점으로도 힘을 보탰다. 격렬했던 경기를 후반 17분까지 활약한 뒤 이비니와 교체돼 경기장을 떠났다. 중앙 공격수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이동국의 공헌은 더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발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동국은 만족을 몰랐다. 발목엔 얼음 팩을 감고 믹스트존에 들어선 그는 "저희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저희가 이길 경기를 비기고 가고 있다. 작년보다 승점이 안 쌓이고 있는 것 같다. 이길 경기를 이기고 가야 한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동국은 부상을 안고 뛰는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조차 부담스럽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갑자기 이슈가 됐다. 좀 부끄럽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참을 수 있는 통증이라면 뛰어야 한다. 좀 부었지만 팀에 해가 되지 않아서 만족한다. 팀이 여유 있는 상황은 아니다. 쉬고 싶지만 통증을 이기고 하다보면 웃는 날이 있지 않을까"라며 팀을 위한 마음을 내비쳤다.

전북은 2019시즌이 변화의 시기였다. 장기 집권한 최강희 감독이 팀을 떠났으며, 그간 팀의 미래로 평가받던 이재성과 김민재도 차례로 팀을 떠났다. 김신욱마저 이번 여름 팀을 떠나며 고민을 더 안겼다. 하지만 베테랑 이동국은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팀을 위한 헌신 역시 팀 전체를 움직인다. 모라이스 감독의 뽀뽀가 이어진다고 해도 아깝지 않을 이유다.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