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내내 신경전도 불사하며 맞대결을 펼친 김태환(왼쪽)과 로페즈(가운데).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그간 이어진 전북 현대의 독주 체제를 울산 현대가 드디어 흔들기 시작했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는 14일 '전주성'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21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두 팀은 나란히 승점 1점씩 추가하면서 전북이 승점 45점, 울산이 승점 44점으로 1,2위를 지켰다.

K리그1은 최근 전북의 천하였다. 2014년부터 5시즌 동안 4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 FC서울이 판도를 한 번 흔들었다지만 전북이 징계 여파로 승점이 감점되지 않았다면 무난하게 우승하던 상황. 일단 성적에 있어선 전북의 힘이 압도적이었다. 그 차이가 극에 달한 것은 2018년. 전북은 경남FC를 무려 승점 21점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 컵을 들었다.

대신 2019시즌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전북은 울산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FC서울 역시 1경기 차로 따라 붙으면서 전북을 압박하고 있다. 오랜만에 우승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전북이 지난해보다 다소 성적이 떨어지고, 경쟁 팀들의 성적이 많이 올라온 상황이다. 21라운드 종료 시점을 기준으로 지난해 전북은 승점 50점, 2019년은 승점 45점으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2018시즌 2위였던 경남은 승점 39점, 이번 시즌엔 울산과 서울이 승점 44점과 42점으로 전북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달라진 분위기는 경기장에서도 느껴진다. 김도훈 감독은 "내려서진 않을 것이다. 주도권을 내주면 힘든 상대"라면서 "강하게 나올 땐 뒤지지 않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를 자제하면서도 강하게 부딪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격할 땐 확실히 올라가고, 수비할 땐 견고하게 버티기 위해 힘을 냈다. 전북이 전반 8분 문선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이동국이 성공해 한 골을 잡아내자, 울산에서도 전반 34분 김보경의 코너킥을 주민규가 머리로 마무리하면서 균형을 맞췄다. 전반전 통계에서도 이를 그대로 볼 수 있다. 점유율에선 전북이 49%, 울산이 51%로 팽팽했다. 슈팅 수에서도 전북이 6개, 울산이 7개를 기록하면서 비등비등했다. 

후반 전북이 슈팅 수에서 11-3(유효 슈팅 7-3)으로 압도했지만 울산의 많지 않은 반격도 질적으로 매서웠다. 후반 28분 주니오가 권경원을 제치면서 시도한 슛은 송범근의 선방으로 버텼고, 1분 뒤 나온 주니오의 헤딩이 부정확해 전북으로서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경기장의 신경전 역시 치열했다. 로페즈와 김태환은 경기 내내 충돌했다. 홍정호와 주민규도 연이어 몸싸움을 벌였다. 여러 차례 선수들이 말싸움을 벌이고 거친 반칙을 저지르거나 맥없이 반칙을 유도하기 위해 넘어졌다고 생각이 되면 직접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이 특별한 분위기 역시 치열한 선두 경쟁의 일환이다. 손준호는 "경기장에서 심리적으로 지기 싫다. 흥분한 것은 아니고 액션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것부터 지기 싫었다"고 설명했다.

전북의 주장 이동국은 무승부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저희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저희가 이길 경기를 비기고 가고 있다. 작년보다 승점이 안 쌓이고 있는 것 같다. 이길 경기를 이기고 가야 한다"면서 "(역전할) 상황은 충분히 있을 것이다. 홈에서는 이겨야 한다. 오늘 경기를 비겨서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결국 무승부를 거두긴 했으나 원정에서 승점을 따낸 울산이 조금 더 맘에 들었을 경기였다. 울산은 이번 시즌 전북을 상대로 1승 1무를 거두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증명하고 있다. 울산 김도훈 감독은 "이기기 쉽지 않았던 전북을 상대로 결과도 일단 내고 있다. 계속해낼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간 찾아보기 어려웠던 경쟁이 온다. 전북은 22라운드에서 FC서울 원정 경기를 치른다. 울산은 22라운드에서 강원FC와 홈 경기를 치르고 2일 휴식한 뒤 상주 상무와 미뤄졌던 17라운드를 치러야 한다. 까다로운 일정이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선두 경쟁은 여전히 안갯속에 있다.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다음 달 16일 '전주성'에서 다시 한번 벌어질 26라운드가 우승 향방을 결정할 한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스포티비뉴스=전주, 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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