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즈만이 바르사로 이적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으로 보였던 앙투안 그리즈만이 명예롭지 못하게 팀을 떠나게 됐다.

FC바르셀로나는 12일(한국 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그리즈만이 바르셀로나와 계약했다. 계약 기간은 2024년까지 총 5년이다. 바아이웃은 8억 유로(약 1조 620억원)"이라고 알렸다. 긴 이적설을 끝내고 그리즈만의 합류를 알린 것이다.

그리즈만의 이별 과정은 매끄럽지 않았다. 2018년 여름부터 바르사와 이적설을 뿌리며 불편한 관계를 형성했다. 그리즈만은 지난 5월 팀을 떠나겠다고 발표했다. 바르사와 그리즈만은 이미 3월에 계약 합의를 끝냈다고 알려졌다. 사전 접촉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결국 바르사와 그리즈만은 바이아웃 금액이 1억 2000만 유로로 떨어지는 7월이 돼서야 공식적인 발표를 했다.

아틀레티코 측에선 사전 접촉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제소 의사를 밝혔다. 더불어 그리즈만에게 프리시즌 합류를 지시했지만 불응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새로 영입한 주앙 펠릭스에게 그리즈만이 달던 등번호 7번을 바로 넘겼다. 2010년대 팀을 상징했던 그리즈만에게 배신감을 느낀 팬들은 100경기 출전 기념 명판을 훼손하면서 불만을 내비쳤다. 팬들은 그리즈만의 이름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스티커로 가렸고 오물도 묻혔다.

그리즈만은 아틀레티코의 빨간색과 흰색 유니폼을 입고 257경기에 나서 133골과 50도움을 올렸다. 아틀레티코 통산 득점에서 무려 5위에 오른 기록이다. 코파 델 레이(2014-15시즌)와 유로파리그(2017-18시즌) 우승을 안기기도 했다. 하지만 삐그덕거리며 시작된 작별은 너무도 아프게 다가왔다.

벌어진 사이는 이미 파국으로 치닫는다. 스페인 일간지 '문도 데포르티보'에 따르면 그리즈만의 법률 대리인 세반 케렌은 "그리즈만은 아틀레티코와 회장에게 큰 실망을 드러냈다. 사적으로 이야기한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배반했다"면서 "아틀레티코에서 법적으로 대응하면 우리도 필요에 따라 맞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즈만은 "정말 기쁘다. 새로운 동료들과 만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도전을 이어 가겠다. 라리가, 코파 델 레이,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하고 싶다"며 "바르사가 더 위대해지도록 노력하겠다"며 소감을 밝힌 상황. 현지 시간으로 14일엔 바르사 선수단에 합류해 새 동료들과 사진을 찍으며 적응에 나선 상황이다.

2019-20시즌 라리가는 더 볼거리가 풍부해질 전망이다. 바르사와 아틀레티코는 모두 최대 라이벌이 레알마드리드로 꼽힌다. 지역적으로 갈등을 빚는 바르사-레알의 맞대결은 '엘클라시코'로 불리며 스페인 최고의 더비로 꼽힌다. 마드리드를 한 연고로 삼는 아틀레티코와 레알 역시 자존심 싸움이 대단하다. 여기에 그리즈만을 두고 아틀레티코와 바르사 역시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보이면서 이른바 '라리가 3강'은 이제 순위 이상의 것을 걸고 싸우게 됐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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